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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선의(善意)를 갖고 있다. 사리사욕을 챙기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조직 발전에 기여하고 팔로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좋은 뜻을 품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리더가 다양한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리더십 전문가인 뮤리엘 윌킨스(파라비스 파트너 CEO)는 리더를 둘러싼 갈등의 원인으로 잘못된 신념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최신호에서 지적했다. 예를 들어 ‘모든 일의 세부사항에 리더가 개입해야 한다’는 게 대표적인 리더의 잘못된 신념 중 하나다.열심히 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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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5.11.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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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채집 사회에 비해 농경 사회는 생산성 측면에서 비약적 발전을 이뤄냈다. 1헥타르 당 수렵채집 시절에는 하루 50~200 kcal 정도로 추산되는데 농경 사회의 생산성은 수천~수만Kcal로 추산된다. 수렵채집사회에서는 잉여 생산물이 거의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농경사회에서는 저장 가능한 식량이 생기면서 ‘잉여’라는 개념도 처음 생겨났다.농경으로 인해 인류는 이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풍요로운 환경을 맞이했지만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바로 불안이 커진 것이다. 수렵채집 사회에는 불안이 맹수와 만나는 등 아주 제한된 상황에서만 나타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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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5.10.1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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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의사결정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학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 널리 퍼진 믿음 중 하나다. 실제 경영 현장에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과학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솔루션이 급속히 퍼졌다. 소규모 실험을 통해 최적의 결정을 지원하는 방법론도 보급됐다. 하지만 이런 흐름과 완전히 반대되는 연구 결과가 최근 소개됐다. 직관, 감, 촉 등으로 번역할 수 있는 소위 ‘것 필링(gut feeling)’을 집요하게 연구한 미국 노스이스턴대 로라 황(Laura Huang) 교수 덕분에 직관도 이제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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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5.09.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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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디지털 마케터들의 최우선 과제는 포털 검색 사이트에 자사의 마케팅 메시지가 노출되는 것이었다. 대부분 소비자들은 원하는 정보가 있을 때 포털 검색을 통해 정보를 얻었고, 이 과정에서 제품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면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이런 마케팅 환경이 완전히 변했다. 마케터들은 ‘제로 클릭(zero click) 시대’라는 말로 이런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검색포털을 이용할 때와 달리 챗GPT에 원하는 것을 물어보면 웹사이트 클릭 없이 곧바로 답을 얻을 수 있다. 심지어 포털에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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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5.08.1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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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이 모인 조직에서 내린 의사결정은 다수가 참여하는 체계적인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매우 합리적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다. 도대체 어떤 근거로 이런 의사결정이 내려졌는지 이해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조직의 비합리적 의사결정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이 ‘쓰레기통(garbage can) 모델’이 대표적이다. 마이클 코헨 등 일련의 조직사회 학자들이 제기한 모델로, 조직의 의사결정은 4가지 요소가 쓰레기통 속에 뒤엉켜있다가 합리적 순서 없이 우연과 상황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4가지 요소는 문제(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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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5.07.1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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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기업의 관리자들과 식사 모임을 가졌는데, 대화의 80%이상을 차지하는 주제가 있었다. 바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이었다. 업무 현장에서 AI 활용도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느꼈던 놀라운 경험들과 인간 역할 축소에 우려나 불안 등이 대화의 주를 이뤘다.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발표된 한 연구 결과는 AI 활용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대한 일반적 기대감에 경종을 울렸다. 중국 저장대 연구팀이 3,5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생성형 AI와 협업한 후 직원들의 내재적 동기는 평균 11% 낮아졌고 지루함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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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5.06.1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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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고성과 팀의 비밀을 찾기 위해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참여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에서 영감을 받아 구글은 고성과 팀의 비밀을 찾기 위한 프로젝트 이름을 ‘아리스토텔레스’로 정했다. 팀 운영 규칙은 물론이고 인재의 배치나 네트워크 구조 등 여러 측면에서 고성과의 원인을 찾기 위한 다양한 가설을 검증했는데, 이런 통상적인 가설은 고성과와 큰 관련이 없었다. 아리스토텔레스 팀은 의의로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이 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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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5.05.1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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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고통과 쾌락이 객관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특정 자극이나 상태가 고통이나 쾌락을 결정하는 것이고 우리의 주관적 인식은 이와 무관하다는 생각이다. 실생활에서 바늘로 피부를 찌르면 고통을 느끼는 것처럼 객관적 상황이 고통을 결정하는 것처럼 보인다.하지만 이런 통념을 깨는 연구 결과가 있다. 중독 현상을 다룬 ‘도파민네이션’이란 책에 소개된 군의관 헨리 놀스 비치의 연구도 이 가운데 하나다. 이 군의관은 전쟁에서 중상을 입은 225명의 군인을 관찰했다. 생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군인만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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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5.04.0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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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에 5분밖에 시간을 쓰지 않는다면 잘못된 채용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5000시간을 쓸 것이다.” 경영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가 채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조직의 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사람이다. 인적자원 개발(HR) 분야 전문가 가운데서 교육과 같은 인재 육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부류가 있지만, 이보다 채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다.아무리 교육을 해도 태도나 열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개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채용 단계에서 성장 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잘 골라내지 못하면 조직은 오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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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5.03.1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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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단어로 ‘전략’을 빼놓을 수 없다. 너무 자주 사용되고 있지만 당장 전략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쉽게 답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수많은 전략 프레임이 등장했지만 지배적인 툴은 없다고 봐도 될 만큼 전략에 대한 개념이나 방법론은 백가쟁명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이런 가운데 최근 제롬 바르텔레미 ESSEC 교수는 창의성에 기반한 4가지 새로운 전략 프레임을 개발해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공개했다. 창의성의 수준에 따른 구분이라는 참신한 첩근이어서 실무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첫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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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5.02.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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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기간 동안 첨단 기술기업인 A사의 사외이사나 고문을 하고 있는 J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 이 교수에게 오랫동안 A사와의 인연을 이어간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다. 답은 의외의 스토리로 이어졌다. 탁월한 기술로 A사는 급성장했는데 A사 오너에게 정계 진출 제안이 들어왔다고 한다. 고민하던 A사 오너가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하나같이 정계 진출에 찬성했다고 한다. 대부분 지인들은 A사 오너가 국가 발전에 기여할 최고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하지만 J교수만 유일하게 반대했다. 기업인이 정치권에 들어가서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이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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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5.01.1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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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고용계약을 맺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용역을 제공하는 소위 ‘긱 워커(geek worker)’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에서는 불법이지만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차량을 가진 누구라도 우버 같은 플랫폼을 통해 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 이는 대표적인 ‘긱 이코노미(geek economy)’의 사례로 볼 수 있다.긱 워커가 늘어나면서 노동 유연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임금 차별이나 고용 불안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우버 같은 알고리즘에 의해 차별을 당하거나 지배를 받게 될 것이란 공포감을 갖는 사람도 나오고 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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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4.12.1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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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너무 튼튼하게 만들면 안 된다.”이는 사업가들이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통념 가운데 하나다. 고객들이 어느 정도 쓰고 나서 제품을 버려줘야 새 제품을 팔아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학계에서 이런 전략을 놀랍도록 지적으로 표현한 게 ‘계획적 노후화(planned obsolescence)’다.그런데 이런 계획적 노후화에 대해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경영 사상가가 나왔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연구자 중 한 명인 비제이 고빈다라잔 다트머스대 석좌교수가 그 주인공이다.그는 계획적 노후화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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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4.11.1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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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생성형 AI의 거품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관련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으며 AI 산업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여겨지는 반도체의 미래와 관련해서도 우울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생성형 AI뿐만 아니라 모든 신기술이 겪는 전형적인 사이클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유명한 가트너의 ‘하이프 사이클’에 따르면 모든 신기술은 초기에 세상을 바꿀 것 같은 기대를 모으며 엄청난 거품을 일으켰다가 이내 깊은 실망감을 주지만 이후 천천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산업의 발전과 혁신을 이끌며 잠재력을 실현해 간다. 생성형 AI도 마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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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4.10.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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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team)은 현대 경영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팀은 개인 역량의 총합보다 훨씬 큰 성과를 낼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팀이 실패하기도 한다.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실패하거나, 개인의 성과 총합보다 훨씬 미미한 성과를 내기도 한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최근 취리히대 연구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최신호(9, 10월호)를 통해 팀의 실패 요인을 3가지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첫 번째 이유는 소위 ‘상어 수조(shark tank)’ 같은 문화 때문이다. 상어 떼가 먹잇감을 향해 달려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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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4.09.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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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에서 가장 흔하게 쓰는 용어 중 하나가 바로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이다. 고객 경험이란 단어를 경영의 최우선 키워드로 강조하는 대기업들도 많다. 수많은 사람이 고객 경험이란 말을 쓰고 있지만 연세대 경영대학 김병규 교수는 이 단어가 실무에서 굉장히 모호하고 때로는 완전히 다른 맥락에서 사용되고 있어 문제가 많다고 강하게 비판한다.실제 실무에서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자”는 말과 “훌륭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자”는 이야기가 동시에 쓰이고 있다. 첫 번째 용례인 향상시킨다는 것은 고객 경험이 어떤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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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4.08.1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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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전략을 아침식사로 먹는다.(Culture eats strategy for breakfast)” 조직이 당장 수익을 내려면 좋은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그래서 많은 경영자들은 조직문화 같은 추상적 요소보다 당장의 전략적 결정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피터 드러커의 통찰대로 장기적으로 성과를 내는 데는 전략보다 문화가 더 중요하다. 문화는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조직원들의 행동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조직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다.하지만 강한 조직문화를 갖는 것은 쉬운 일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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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4.07.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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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컨설팅 업체인 헤이그룹에 따르면, 일 잘하는 직원과 일 못하는 직원의 생산성 차이는 영업사원의 경우 2.7배,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6배라고 한다. 그렇다면 리더는 어떨까. 일 잘하는 리더와 그렇지 못하는 리더의 생산성 차이는 무려 22배라고 한다. 실제로 직원들은 한 명도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리더만 바꿨는데 성과가 달라지는 사례가 자주 목격된다.국내 제약업계에서는 드물게 인사관리(HR)분야 출신으로 CEO까지 오른 백진기 한독 대표이사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와의 인터뷰를 통해 리더의 생산성 차이를 설명했다.그는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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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4.06.1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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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경영자 중 한 명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다.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리더십 스타일의 변화를 설명했다는데 그 내용이 무척 흥미롭다. 그의 리더십에서 핵심 요소는 “대답을 적게 하고 많이 질문한다”였다. “이제는 하루 종일 질문만 하느 것이 가능할 정도”라고 한다. 그는 “질문을 통해 (임원진이) 고민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고민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생성형 AI 등장으로 모두가 쉽게 정보 접근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이제 프롬프트를 만드는 능력, 즉 훌륭한 질문을 하는 능력이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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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4.05.1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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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포드나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같은 사업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사회학자인 아서 브룩스 하버드대 교수는 저서 ‘인생의 오후를 즐기는 최소한의 지혜’라는 책에서 전혀 다른 사람을 언급한다. 바로 사도 바울이다. 기독교는 2000년 동안 성장을 거듭하면서 현재 20억 명의 신자를 거느리고 있는데 사도 바울은 첫 번째 기독교 개종자로 교리를 체계화하고 적극적인 포교 활동을 통해 기독교의 실질적인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스티브 잡스가 만든 스마트폰이 2000년 이후까지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본다면 사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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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2024.04.11 1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