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연구소장(사진=김남국  소장)
김남국 연구소장(사진=김남국 소장)

“채용에 5분밖에 시간을 쓰지 않는다면 잘못된 채용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5000시간을 쓸 것이다.” 경영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가 채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조직의 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사람이다. 인적자원 개발(HR) 분야 전문가 가운데서 교육과 같은 인재 육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부류가 있지만, 이보다 채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교육을 해도 태도나 열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개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채용 단계에서 성장 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잘 골라내지 못하면 조직은 오랜 시간 동안 고통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어떻게 선별하느냐다. 한국 현실에서 채용 담당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하나는 역량이나 기술 확보 여부다. 특정 직무에 대한 경험이 있거나 자격증 등이 있으면 일을 잘 해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경험이나 자격증이 있으면 당장 업무 투입에 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고성과를 보장하지는 못한다. 더구나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누구라도 지식이나 기술을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대에 경험은 그다지 큰 역할을 하기 힘들다.

두 번째 요소는 학벌이나 학력 같은 요소다. 명문대를 졸업했다면 그만큼 치열하게 공부했을 것이기 때문에 인재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대용지표(proxy)로 손색이 없다고 보는 관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학벌과 업무 성과는 별 상관관계가 없다. 실제로 인재 관리에 진심인 강소기업 마이다스아이티가 자사 고성과자의 학력을 추적해 보니, 명문대의 비중은 20%에 그쳤고 중위권대나 비명문대 출신이 80%를 차지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공부를 잘했다는 것은 암기력이 좋거나, 수학 문제를 잘 풀었거나, 사교육을 잘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요소들은 일을 잘하는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렇다면 일을 잘하는 인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성장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선별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사진=pixabay)
성장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선별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사진=pixabay)

마이다스아이티는 오랜 연구를 통해 고성과를 내는 인재의 세 가지 특징을 추출했다. 첫째는 긍정성이다. 어떤 상황에 대해 부정적 비판적 관점으로 보는 사람은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까지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반면 긍정적 에너지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열정까지 고양시킨다.

두 번째 요소는 적극성이다. 업무 추진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데 적극성이 높은 인재는 도전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한다. 세 번째 요소는 전략성이다. 외부 환경과 내부 여건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효과적인 방향을 찾아내는 역량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한 경력이나 학벌 같은 요소와 달리 긍정성이나 적극성 등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세상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바라보는지,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노력해 본 경험이 있는지, 문제 상황에서 고정관념에 의존하지 않고 내외부 환경을 면밀하게 분석하며 효과적인 전략을 수립해 본 경험이 있는지 등에 대한 집요한 탐구가 필요하다. 또 긍정성이나 적극성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 검사도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어 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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