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선의(善意)를 갖고 있다. 사리사욕을 챙기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조직 발전에 기여하고 팔로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좋은 뜻을 품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리더가 다양한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리더십 전문가인 뮤리엘 윌킨스(파라비스 파트너 CEO)는 리더를 둘러싼 갈등의 원인으로 잘못된 신념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최신호에서 지적했다. 예를 들어 ‘모든 일의 세부사항에 리더가 개입해야 한다’는 게 대표적인 리더의 잘못된 신념 중 하나다.
열심히 일해서 조직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좋은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지나친 마이크로 매니징으로 의사결정을 지연시키고 실무자의 자율권과 업무 몰입감을 낮추기 때문이다. 이런 신념은 현실적으로 ‘핵심적인 일은 개입하겠지만 모든 일은 개입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핵심과 비핵심 업무를 구분하는 효과적인 판단이 함께 따라야 한다.
‘내가 옳다’는 것도 리더가 가진 잘못된 신념 중 하나다. 오랜 경험과 자신감 때문에 내가 문제에 대한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리더가 많다. 하지만 이런 신념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조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협업을 방해한다. 그리고 이런 믿음은 리더의 역할을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리더의 역할은 ‘답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직원들이 답을 찾는 것을 돕는 것‘이다. 그래야 조직과 구성원이 성장한다.
‘실수해서는 안 된다’는 강박도 리더의 잘못된 신념이다. 완벽주의에 빠진 리더는 성공이 확실한 일만 하거나, 적정한 위험을 감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조직이 무사안일주의에 빠질 수 있다. 역시 리더의 역할을 잘못 파악한 것이다. 리더는 실패를 피하는 게 아니라 탁월함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다면 너도 할 수 있다‘는 생각도 위험하다. 내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내가 활동했던 시기의 상황과 맥락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 나와 다른 사람은 다른 방식으로 일을 처리할 수도 있다.
내가 했는데 너는 왜 하지 못하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직원의 역량을 과소평가하게 되고 갈등만 커진다. 직원들의 문제 상황을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 풀어나가는 데 도움을 주는 게 리더의 역할이다. ’내가 할 수 있다고 해서 모두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현실에서는 리더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뮤리엘 윌킨스는 줌 회의 녹화 영상을 보면서 리더가 지닌 잘못된 신념과 행동을 리더에게 직접 확인시켜 주면서 생각과 행동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조직에 문제가 있는지 유심히 관찰하고 소통이 막히거나 리더십이 잘 먹히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열린 자세로 소통하거나, 코치 등 외부인의 시선을 통해 문제를 찾아내고 대안을 모색해 볼 필요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