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연구소장(사진=김남국 소장]
김남국 연구소장(사진=김남국 소장]

최근 생성형 AI의 거품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관련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으며 AI 산업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여겨지는 반도체의 미래와 관련해서도 우울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생성형 AI뿐만 아니라 모든 신기술이 겪는 전형적인 사이클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유명한 가트너의 ‘하이프 사이클’에 따르면 모든 신기술은 초기에 세상을 바꿀 것 같은 기대를 모으며 엄청난 거품을 일으켰다가 이내 깊은 실망감을 주지만 이후 천천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산업의 발전과 혁신을 이끌며 잠재력을 실현해 간다. 생성형 AI도 마찬가지의 길을 걷고 있다.

따라서 거품에 편승하거나 거품 붕괴에 실망하기보다 긴 안목으로 생산성 향상이나 혁신에 활용하는 개인이나 조직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고, 이미 이런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모범적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소개된 베스트 프랙티스를 소개한다. 

나이키는 생성형 AI를 신제품 개발에 활용했다. 나이키는 스우시(swoosh) 로고와 ‘Just Do It’ 같은 강한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이런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참신한 느낌을 주는 신제품을 계속 만들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풀어가고 있다. 나이키는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이 과제를 해결했다. 에어맥스 운동화 사진을 생성형 AI에 학습시켜서 새 디자인 아이디어를 내놓게 했다. 이 과정에서 나이키의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생성형 AI에 계속 수정 요청을 했으며, 결국 디자이너를 만족시킬만한 제품을 생산해 완판 시켰다.

생성형 AI에 대해 지나친 기대도 과도한 실망도 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사진=pixabay)
생성형 AI에 대해 지나친 기대도 과도한 실망도 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사진=pixabay)

세무 관련 소프트웨어를 서비스하는 혁신 기업 인튜이트도 주목할 만하다. 많은 콜센터 조직들은 나름의 고객 응대 매뉴얼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정교한 매뉴얼이라도 변화무쌍한 모든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제시해주지는 못한다. 인튜이트는 고객의 통화기록을 AI에 학습시켰다.

이 과정에서 AI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알고리즘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AI는 상담원들에게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개인화된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결국 인튜이트는 매뉴얼을 고치고 상담원을 교육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자동차 보험 서비스인 앱루프 사례도 흥미롭다. 보통 자동차보험 회사들은 사고 이력 외에도 고객의 연령이나 신용도, 직업 등을 고려해 보험료를 책정한다. 이런 방식은 당연히 편견이 들어갈 수 있고 일부 운전자는 억울할 수 있다. 젊은 운전자라도 신중하게 운전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앱루프는 고객이 운전하는 도로와 교통량, 날씨와 운전 습관(과속이나 급제동, 휴대폰 사용 등)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해서 고객마다 다른 보험료를 책정한다. 그리고 이런 데이터를 통해 고객에게 운전 습관이나 방법에 대한 조언과 보험료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앱루프는 고객 만족도는 물론이고 운전 습관 교정이나 도로 상황을 감안한 안전 운전 문화 확산 등 사회적 가치까지 높이고 있다.

생성형 AI는 거품 논란을 겪을 수밖에 없지만 그 와중에도 현명한 사용자들은 혁신의 도구로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에서 앞서 나갈 것이다. 과도한 기대도 위험하지만 과도한 실망도 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