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team)은 현대 경영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팀은 개인 역량의 총합보다 훨씬 큰 성과를 낼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팀이 실패하기도 한다.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실패하거나, 개인의 성과 총합보다 훨씬 미미한 성과를 내기도 한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최근 취리히대 연구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최신호(9, 10월호)를 통해 팀의 실패 요인을 3가지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첫 번째 이유는 소위 ‘상어 수조(shark tank)’ 같은 문화 때문이다. 상어 떼가 먹잇감을 향해 달려들 듯이 자기 잇속만 챙기면 조직은 전쟁터가 되고 만다.
이런 조직에서는 회의를 해도 구성원들이 개인 목표 달성에만 치중하게 된다. 또 의사결정은 토론과 합의가 아닌 권력 투쟁을 통해 이뤄진다. 실제 한 스위스 은행은 새 CEO가 선임되고 언론이 비판적 기사를 내자 일부 임원이 신임 CEO를 비판하며 핵심 프로젝트를 지연시켰다고 한다. 또 일부 임원은 CEO와 잠재 CEO후보자를 헐뜯는 내용을 언론에 흘리기도 했다. 리더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일부의 공격적 행동을 초기에 바로잡지 못하면 이런 문화가 생길 수 있다.
또 다른 요인은 ‘화목한 동아리(petting zoo)’같은 문화다. 상어 수조와 정 반대로 모두가 대결을 피하고 회의에서는 서로 듣기 좋은 말만 하면서 쓸데없이 친절한 분위기만 감돌면 혁신이나 성장이 어려워진다.
한 유럽 대기업은 서로의 영역은 절대 터치하지 않고, 회의 때 실적 같은 민감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으며,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문화를 갖고 있었는데 이 회사는 오랫동안 성장 및 수익성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팀 리더가 협업을 너무 강조하면 이런 문화가 생길 수 있다.
팀의 실패를 가져오는 세 번째 원인은 ‘하향평준화 집단(mediocracy)’이 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 하향평준화 집단은 팀원들의 동기도 낮고 역량도 낮은 경우를 의미한다. 협동심도 거의 없고 임원들은 자기 분야에만 고립돼 시너지가 안 나오는 상황이다. 현실에 안주하고 과거의 영광에 집착하려는 성향도 강해진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막고 팀의 성과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황에 따라 대응이 달라져야 한다. 첫 번째 상어 수조 문화의 경우 대체로 갈등을 일으키는 특정 인물이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이런 인물에게 경고를 주며 행동을 바꾸라고 권고해야 한다.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아예 팀에서 배제해야 한다. 조직원들에게 바람직한 행동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히고 피드백을 주는 시스템도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 화목한 동아리 문화에서는 리더가 오히려 갈등을 일으키도록 독려해야 한다. 조직원들이 다양한 실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서 객관적 사실 기반의 토론이 이뤄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리더가 토론의 질을 모니터링하고 개선해야 한다.
마지막 하향평준화집단은 능력이 부족한 팀원을 교육하거나, 아니면 중요한 과업이라면 팀원을 교체하는 게 좋다. 새로운 팀을 구성할 때에는 재능과 스타일이 다르면서 서로 보완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 즉, 설계자, 몽상가, 냉철한 실행자가 적절히 섞여있어야 팀원들 간 시너지가 발휘돼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