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직관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리더의 직관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리더의 의사결정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학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 널리 퍼진 믿음 중 하나다. 실제 경영 현장에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과학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솔루션이 급속히 퍼졌다. 소규모 실험을 통해 최적의 결정을 지원하는 방법론도 보급됐다. 

하지만 이런 흐름과 완전히 반대되는 연구 결과가 최근 소개됐다. 직관, 감, 촉 등으로 번역할 수 있는 소위 ‘것 필링(gut feeling)’을 집요하게 연구한 미국 노스이스턴대 로라 황(Laura Huang) 교수 덕분에 직관도 이제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황 교수는 수백 명의 기업가와 CEO, 투자자 인터뷰와 실험 및 사례 분석 등의 연구를 통해 직관이 어떻게 발휘되고 있으며 어떤 성과로 이어지는지 파헤쳤다.

연구 결과, ‘직관은 비과학적 감정이 아니라, 경험과 데이터가 무의식에서 종합된 패턴 인식’인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감(感)’ 등으로도 불리는 숨은 데이터 해석 엔진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직관이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첫째는 ‘유레카 순간(Eureka Moment)’이다. 투자자가 차별화된 기술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던 스타트업 기업의 발표를 듣다가 갑자기 이 기업만의 강한 실행력을 깨닫고 “아하”하는 통찰을 기반으로 투자해 큰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유레카 순간에 해당한다. 갑자기 다가오는 통찰을 의미한다.

두 번째 유형은 ‘거미 감각(Spidey Sense)’이다. 작은 계기로 뭔가 불길하거나 불안한 느낌이 드는 상황이다. 기업 인수 협상을 하다가 막판에 갑자기 상대가 딜을 서두르자 뭔가 싸한 느낌이 들어서 추가 조사를 했더니 막대한 잠재 부실이 드러난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무의식의 거미줄에 뭔가가 걸린 것이다.

세 번째 유형은 ‘강한 충격(Jolt)’이다. 새로운 단서를 접하고 기존 생각이나 관념 전략을 완전히 뒤엎는 통찰을 얻는 경우를 뜻한다. 예를 들어 신제품 베타 테스트 과정에서 프리미엄 고객이 우리의 핵심 타깃이라고 생각하고 제품을 개발과 마케팅을 해왔는데, 중저가 사용자 그룹에서 재구매율과 추천 비율이 높다는 데이터를 발견하고, 기존 전략을 완전히 뒤엎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세 종류의 직관 모두 현실 비즈니스에서 아주 중요한 성공의 원천이 된다. 그렇다면 직관을 키울 방법은 무엇일까. 황 교수는 직관도 근육처럼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어떤 과정과 신호들이 있었는지 기록한 뒤 나중에 실제 결과를 돌아보며 복기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또 강한 충동이 생길 때 차분한 상태에서도 같은 결정을 내릴지 자문해 보고 의사결정의 단계(정보수집, 신호 해석, 불확실성 분석 등)마다 이름을 붙여서 과정을 잘 통제하는 것도 좋다. 이밖에 믿을만한 자문그룹의 의견을 들어 다양한 자극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