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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한 한 해가 저물면서 지나간 해를 되돌아보고 마무리하며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세밑이 쓸쓸하고 마음이 온통 허전하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갈등과 대립으로부터 나아지리라는 소망을 담고 을사년(乙巳年)의 풍성한 국운을 설계한다. 필자는 2017년 3월부터 ‘목조건축 산책’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그간 건축에 까막눈인 나무쟁이가 2017년 3월부터 7년 9개월간 총 93회에 걸쳐 많이 몽중몽설(夢中夢說)을 했다. 이번 호로 마지막으로 그동안 횡설수설했던 칼럼을 마무리한다. 처음 글을 시작할 때 마음은 건축사들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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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4.12.2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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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명의 미래는 건축에 달려 있다. 건축은 빈곤, 인구 과밀, 토지 황폐화 문제를 확실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인류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지구에서 생존할 수 있는 마법의 지팡이를 건축이 가지고 있다. 이 힘은 건축 재료에 따라 운명이 갈릴 수 있다. 왜냐하면, 건축물이 선택한 혁신적인 재료가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건축의 미래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재료는 이제 종래의 건축 세계와 미래의 건축 세계를 이어주는 관문이 되었다.과연 건축의 미래는 어디로 향할까? 우리 소비자는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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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4.11.2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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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는 재생이 가능한 생물학적 탄소의 결합체이다. 대기에서 흡수한 탄소를 격리하고 있으며 자연 복원력이 뛰어나므로 시간만 주어지면 다시 생산할 수 있다. 건축재로 착한 목재를 사용하는 한 탄소 회계에서 적자를 내지 않는다. 그런데 왜 콘크리트나 철강 등의 무기질 재료에 그 자리를 내주었을까?목재는 자연이 만든 재료이기 때문에 인공의 무기 재료보다 현대 건축구조 해석을 충분하게 만족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수직 증축을 요구하는 현대 건축에서 나뭇결 방향의 수직 강도에는 만족하지만, 이들을 연결하는 수평 방향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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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4.10.2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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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경제 속담이 있다. 영국의 경제학자 토마스 그래섬이 말한 법칙이다. 과거 모든 금화는 금 1그램으로 금화 1개는 금 1그램과 같은 가치다. 그런데 누군가 금화 모서리를 사포로 조금씩 갈아 금을 착취한 후 금화를 유통한다면, 사람들이 정상적인 금화는 금고에 쌓아두고 함량 미달 금화인 악화(惡貨)를 사용한다는 데에서 유래했다. 그래서 정상적인 금화인 양화(良貨)가 악화에 밀려서 점차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렇다면 “착한 목재”와 “나쁜 목재”는 무엇이고, 양화 악화와는 무슨 관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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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4.09.2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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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산업에서 에너지 수요가 국가의 전반적인 GDP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므로, 기후 시스템의 잠재적 위협인 무기질 기반 건설자재의 탄소배출 생산을 회피하고 탄소를 대량으로 장기 저장하는 시스템으로 방향 전환하기 위해 목조건축을 활용하자는 취지의 원고를 게재하고 있다. 건설의 미래가 목재+건축의 연계를 긴밀하게 다지면서 차제에 탄소중립+경제성장+삶의 질을 동시에 달성하는 효과를 얻는 것이고, 이는 숲+목재+건축의 역할을 극대화함으로 얻어지는 지구환경에 대한 가치 × 시장경제에 대한 가치 × 사람과 사회에 대한 가치로 승화시키자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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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4.08.2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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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 활성화에 대해 공유하고 싶은 정보가 너무 많다. 연재 11회차가 되는데 다른 테마로 넘어갈 수 없게 발목이 잡혀 있다. 이번 회는 국내 주택건설에 적용을 서두르는 OSC 기반의 고품질 스마트 주택 공급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콘크리트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다용도이며 가연성 및 내후성이 뛰어난 재료이다. 우리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콘크리트를 건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완벽한 건축 자재인 콘크리트에도 단점이 있다. 시멘트(궁극적으로는 콘크리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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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4.07.2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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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매스팀버는 미래 지향적인 건축 대안이 되면서 기존 건축물의 대체재로 사용되고 있다. 매스팀버는 여러 층의 작고 얇은 판재를 겹겹이 접합하여 적층한 목재로 대형의 기둥, 보, 바닥 및 벽체 패널로 대형 구조 요소를 건축 구조재로 사용하는 건축시스템이다. 건축에 적합하도록 강도와 안정성을 보강 설계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콘크리트 및 강철과 같은 재료에 대한 강력한 내구성과 친환경적 대안이 되면서 설계자의 의도대로 제작되고 있다.설계된 목재 요소의 밀도와 강도는 강철이나 콘크리트에 버금가는 물리적 성능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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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4.06.2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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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불가능한 건축 자재의 의존이 기후 재앙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대기 중으로 뿜어내는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 어떻게 전환할지, 건축재로 재생되고 지속이 가능하도록 변환시킬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차세대를 혁신할 수 있을 정도의 친환경 건축 기술이 절실해지고 있다. 최근 프랑스와 UNEP(UN Environment Programme)는 ‘건물과 기후 글로벌 포럼’을 개최하고 기후 정책에서 건축물을 중심에 두겠다고 약속했다.1)이러한 고민이 자연스럽게 목조건축으로 집중되면서 전 세계 많은 건설회사와 고객에게 미래 건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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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4.05.2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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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의 지속적인 의존이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고 있다. 기후 변화의 영향이 건물의 성능과 에너지 소비에 대한 규제로 이어지고 있다. 건물 및 건축물의 에너지 관련 배출량 규제는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국가결정기여금(NDCs)에 영향을 미치며, 건물의 에너지 효율과 에너지 코드는 모든 NDCs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인용되는 조치이다.1)전 세계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39%는 건물 및 건설 부문에 사용되는 자재에서 비롯되며, 그중에서 11%는 건축자재의 탄소발자국 때문에 발생한다.세계 주요 자원 전망에서는 전 세계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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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4.04.2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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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건조 중량의 약 50%가 탄소다.1) 수목이 자라면서 거둬들인 이산화탄소가 모인 것이 목재이다. 목재에 결박된 탄소가 건축물에 저장될 때 탄소저장 효율이 가장 높다. 다시 말해 목조건축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축적 또는 밀봉한 탄소의 격리 창고이다. 다른 건축재에서는 찾을 수 없는 목조건축의 고유한 환경 속성이다.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탄소 저감기술은 대기 중의 온실가스를 인위적으로 제거, 포집하여 토지, 해양, 또는 특정 저장소에 저장하거나 상품으로 변환하는 ‘네거티브 배출 기술(NET, Negative emission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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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4.03.2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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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건축물은 약 719만 동이며 총면적은 3,754백만 제곱미터이다. 건설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전체 건축물의 97%를 차지하는 민간건축물의 탄소배출이 문제가 되고 있다.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자면 건물 부문의 탄소중립이 불가결하고 에너지 관리정책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녹색건축 활성화 대책과 건축사를 중심으로 한 콘트롤타워 구축이 필요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탄소중립 시대 녹색건축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과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제로에너지 건축물 시장은 약 15조 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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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4.02.2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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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팀버 목조건축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서도 갑진(甲辰)년을 맞아 대규모 목조건축이 푸른 용이 승천을 하듯 힘차게 태동하고 있다. 지상 5층(높이 19.1m)의 영주시 한그린 목조관이 최대 목조건축물이었으나, 조만간 목조 7층 건축물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산림복지종합교육센터와 서울대학교의 해동첨단공학연구관의 하이브리드 구조의 고층 목조건축물이 그 주인공이다.여기에 한국임업진흥원 신청사도 7층 목조건축 설계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2029년 개관 예정인 동대문구 서울시립도서관은 연면적 25,000㎡·야외마당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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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4.01.2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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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癸卯年) 한 해가 보람과 아쉬움을 남긴 채 저물었다. 건축계에도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매스팀버(mass timber) 건축이 우리 일상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매스팀버는 현대 건축의 경계를 허물고 차세대 건축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건축 기술로 거듭 발전하고 있다.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의 눈과 상상을 사로잡을 정도로 경이로운 새로운 건축물을 매년 탄생시키고, 다른 재료와 하이브리드를 통해 고도의 고층건축 기술로 이어지면서 문화적·시각적으로 건축사회 전반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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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3.12.2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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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후, 탄소배출이 많았던 글로벌 건축 분야는 구체적인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 개발에 합당한 방법을 찾지 못해서 수각황망(手脚慌忙)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합리적인 출구전략으로 대두되는 것이 목조건축이며, 그중에서 집약적으로 탄소를 저장 관리할 수 있는 매스팀버(mass timber)에서 그 답을 찾고 있다. 때문에 고층 목조건축과 관련된 건축 코드는 계속 진화하면서, 실행이 가능한 건축 방법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화재와 관련된 내화성능, 지진에 대한 내진성능에 대한 매스팀버 실증 실험 데이터가 본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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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3.11.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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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인구는 2020년 11월 1일 기준 5,183만 명1)이다. 현재 매우 낮은 출산율, 빠른 고령화 속도로 인구감소가 문제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도시 주변의 산업 과밀화로 인구 도시 집중은 많은 사회적 문제를 불러오고 있다. 특히 서울의 인구밀도는 15,865명/㎢(2020년 기준)로 전국 평균 516명/㎢보다 30배 이상이다.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66%가 도시 지역에 거주하게 될 것2)이라는 UN의 예측치를 훨씬 초과하고 있다.인구의 도시 집중으로 주택 공급은 고밀도, 고층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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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3.11.0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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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기후변화가 지구를 위기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격변하고 불확실한 기후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이제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세계적 움직임이 분명해지고 있다. 2022년 10월 현재 탄소중립 달성에 대한 약속을 한 나라는 139개국으로 세계 전체 배출량의 83%를 커버하고 있다.1) 지구 평균 온난화를 1.5℃ 시나리오로 유지하는 길도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도 조금씩 제모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산림은 탄소 저장 용량이 긴 자연이 주도하는 기술이다. 에너지 투입량이 적고 비용이 저렴하므로 ‘그린 카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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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3.10.0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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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들은 눈으로 봤을 때 흥미와 관심이 끌리면 만져보고 싶어 한다. 이는 관계 맺기의 시작으로 함께 살아가는 감각을 익히기 위함에서 비롯된다. 공공장소에 사람의 손길이 닿는 목재는 손 얼룩이 져 있다. 사람들이 얼마나 목재를 많이 만져보았는지 한 눈으로 가름할 수 있다. 콘크리트나 강재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이는 목재와 더불어 살아가고 싶다는 무의식적인 행동의 발로(發露)로 목재 사랑의 징표라고 생각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 쿠마켄코(隈研吾)는 목재를 통해 인간 뿌리의 가설을 찾고 있다. 그는 “나무를 사용하면 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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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3.08.2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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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연과 접촉 없이는 살 수 없고 자연을 가까이 두면 긍정적인 마음이 생긴다. 이를 두고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는 “자연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자연은 기쁨에서 기쁨으로 이어지며 우리 마음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남긴다.”1) 라고 했다.인간에게 없으면 안 될 필수 요소가 자연이다. 하지만 실내에서 90% 이상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현대인들은 자연과 접할 기회가 점차 줄어들면서 자연 결핍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자연을 직접 체험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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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3.07.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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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 인구의 54%가 도시에 거주하며 그들 시간의 93%를 실내에서 보내고 있다.1) 이 때문인지 바이오필리아는 오늘날 직장 꾸미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행어가 되었다. 최근 Google, Facebook 및 AirBnB와 같은 기업들은 협업과 휴식을 위해 사무실을 공간 위주로 만들고,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직장의 외관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공간에 자연적인 요소들을 끌어들여서 얻는 반사이익이 투자비용보다 많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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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3.06.2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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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개월 만에 코로나로부터 해방된다. 엔데믹 이후 건강과 행복의 근원을 자연에서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일하고 쉬고 노는 환경에다 자연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싶어 한다. 목재가 주는 따뜻함, 편안함, 그리고 휴식의 효과가 건축과 만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자연과 연결에 대한 인간의 열망이 목재와 결합하면서 건축 공간은 낭만적이고 자연적인 공간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우리의 심리적인 회복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그러니까 목재는 자연과의 인간적인 연결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와 같은 재료로 정신적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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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객원교수
2023.05.24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