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팀버를 염두에 둔 건물 중심의 글로벌 기후 로드맵

이동흡 교수(사진=이동흡 교수)
이동흡 교수(사진=이동흡 교수)

지속 불가능한 건축 자재의 의존이 기후 재앙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대기 중으로 뿜어내는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 어떻게 전환할지, 건축재로 재생되고 지속이 가능하도록 변환시킬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차세대를 혁신할 수 있을 정도의 친환경 건축 기술이 절실해지고 있다. 최근 프랑스와 UNEP(UN Environment Programme)는 ‘건물과 기후 글로벌 포럼’을 개최하고 기후 정책에서 건축물을 중심에 두겠다고 약속했다.1)

이러한 고민이 자연스럽게 목조건축으로 집중되면서 전 세계 많은 건설회사와 고객에게 미래 건축은 목재가 당연시되고 있다. 때를 같이 하여 북유럽을 중심으로 스웨덴 수도 확장 계획에 따라 스톡홀름에는 25만㎡의 세계 최대 규모의 목재 도시를, 헬싱키에서는 거대한 사무실과 아파트 단지를 목조도시화하고 있다.2) 

국토교통부와 산림청에서는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목조건축물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이 21대 국회에서 상정되길 기대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대로 논의 한번 못하고 지나갔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점은 이달 들어 전라북도는 ‘탄소중립 목조건축 활성화 전략’, 경상북도는 ‘경북 목재의 지속 가능한 이용’ 조례안이 제정되어 조금은 위로가 된다. 
 

사이요 선언. (그림=이동흡 교수)
사이요 선언. (그림=이동흡 교수)

세계가 목조건축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 매스팀버의 개발에 있다. 목재가 갖고 있던 문제점인 구조 강도, 화재, 산림 벌채와 같은 기존 문제 군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상 바이오매스의 90%는 나무이고, 숲은 지구 생물 대다수의 고향이다. 목재 자원은 산림의 순환을 통해 재생산할 수 있는 무한자원이고, 이 순환 사이클을 거치면서 지구 생물과 공존하는 폭을 넓히고 있다. 더욱이 광합성을 이용하여 목재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한다. 탄소를 목재에 저장하고 건물 구조에 가두는 이유는 목재가 이미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스팀버가 개발되기 이전의 목조건축은 건물 하중 지지해야 하므로 선별을 통해 곧고 굵은 질 좋은 목재를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매스팀버의 바탕 재료인 라미나(Laminar)는 30에서 50mm 정도의 얇은 소각재이다.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에 동의한 타협된 재료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이는 나무를 더 심으라는 시장 신호로 바뀌고 있다. 재료의 변화가 목재 수요 증가로 이어지며, 산림 순환경영을 지속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여느 재생 가능한 농작물의 패턴과 다르지 않다. 유일한 차이점이 있다면 매년 거둬들인 농작물에 비해 나무의 생육 주기가 좀 더 길 뿐이다. 자연스럽게 임업의 지속가능한 생산은 목조건축으로 연결되며 목조건축이 활성화되어야 목재산업도 살아나는 상생 관계에 있다. 

건설 산업에서 매스팀버와 구조용 공학목재는 정교한 건축 자재이다. 구조적으로 매우 건전한 건축 자재로 구조용직교집성판(CLT)과 단판적층재(LVL)와 같은 패널은 콘크리트 슬래브를 대체할 수 있으며, 구조용 보에서부터 벽체까지 건물 전체를 목재로 만들 수 있다. 불완전했던 작고 얇은 판재를 이어 붙이고 여러 층으로 겹치게 접착하여 구조용 패널이나 보를 만들면서 건축 구조재로 신뢰성을 높였다.

세부적으로 핑거조인트(Finger Joint)를 통해 짧은 길이의 목재를 구조적 적절성을 살려 길이 방향으로 접착하여 라미나를 만들면서 목재의 결함이나 구조적 약점을 제거했다. 기둥이나 보처럼 한 방향으로만 강도가 필요한 경우에 적용하는 구조용집성재(GLT)와 다르게 여러 층의 목재판을 교차 접착한 CLT 패널은 초강력 접착제와 압축 기술로 두 방향으로 저항하는 구조적 요소를 골고루 갖추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목조건축의 디자인은 매우 보수적이다. 그 원인은 목재의 품질을 믿고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건축가들은 엄청난 안전 요소(장치)를 건축주에게 추가로 부담시켜 왔다. 그러나 더 이상 값비싼 대경 목재를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다. 매스팀버 산업은 높은 품질로 신속하게 건물을 건설해야 하는 현대건축의 요구와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매스팀버의 등장이 디자이너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1) UNEP. Buildings and Climate Global Forum – Declaration de Chaillot. https://www.unep.org/news-and-stories/press-release/buildings-and-climate-global-forum-declaration-de-chaillot
2) Sweden is Building a Whole City Out of Wood. https://www.youtube.com/watch?v=0qh9swepH9s&list=WL&index=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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