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탑 없애 공간 활용성 높여…대형백화점과 데이터센터 등 적용 가능
지상 123층 지하 6층 규모의 롯데월드타워에는 2014년부터 일평균 5만세제곱미터의 광역상수도 원수가 공급된다. 수열에너지원인 원수의 수열을 빌딩 냉난방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공급된 수열에너지는 건물 전체 냉방 부하의 약 10%를 담당하고 있고, 냉각탑 6기를 대체해 600제곱미터의 면적을 절감,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66톤의 건물 하중도 줄어들어, 약 1억9,000만원의 유지관리비를 절감하고 있다.
연면적 1,000제곱미터 이상 공공건축물의 신·증축 또는 개축 시 예상에너지 사용량의 3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원인 수열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보급 노력이 더해지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4월 23일 수열에너지를 적용한 국내 최대 건축물인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하고, 공공건축물에 수열에너지 적용을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수열에너지에 대한 지속적 투자와 지원은 녹색산업 육성과 함께 건물분야의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7년 기준 건물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5,500만 톤(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전체 배출량 7억910만 톤의 22% 수준이다.
하천수를 이용하는 수열에너지는 지난해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 개정으로 재생에너지에 추가된 에너지원이다. 수열에너지는 여름철 수온이 대기보다 낮고 겨울철에는 높은 특성을 활용해, 물을 열원으로 히트펌프를 통해 냉난방하는 시스템이다. 화석연료를 통해 연소시키는 방식이 아닌 물이 가지고 있는 자체 열만을 이동시켜 난방하고. 냉방의 경우 역시 실내의 열을 냉각탑을 통해 대기로 방출하는 일반방식과 달리 냉각탑을 제거하고 열을 수열원이 흡수 하는 탓에 미래형 친환경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유럽의 경우 이미 1980년대 초부터 수열에너지를 지역난방에 이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건축물로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이 있다. 북미 지역의 경우 캐나다 토론토 엔웨이브사에서 약 150개 빌딩에 냉방을 공급하는 등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국내는 도입 초기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롯데월드타워와 한국수자원공사 내 주암댐 발전동 등 소규모 사업장 13개소가 도입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수열에너지가 재생에너지로 신규 인정된 것을 계기로 ▲대형 백화점 ▲데이터 센터 ▲대형매장 ▲복합상업 시설 등 냉난방 에너지 사용이 크고, 수열 적용이 가능한 대상을 적극 발굴해 활용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대상인 공공건축물에 수열에너지가 활용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설비보조 등을 통해 확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수열에너지 활성화를 위해 올해 상반기내에 중장기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제도개선과 주요 열원별 시범사업 확대, 수열에너지 융복합클러스터 조성, 국산 기술 고도화 연구개발 등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조명래 장관은 “수열에너지가 새로운 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녹색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앞으로도 친환경 물에너지 활용을 확대하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기후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