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축사협회 정책토론회…민·관 공감대 형성

▲ 정책토론회 전체 토론 모습 ⓒ 손석원 기자

대한건축사협회 정책토론회 ‘건축설계시장, 정상화방안은 있는가?’가 지난 12월 10일 오후2시 건축사회관 1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협회 정책위원회가 건축사 제도의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환경변화에 대응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했다. 특히 영하 10도가 오르내리는 추운날씨에도 건축사 회원 3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매웠다.

정책위 조재용 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는 대한건축사협회 강성익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했다. 강 회장은 “대한건축사협회는 건축서비스산업시장의 정상화와 건축계의 산적한 현안 해결, 건축사의 권익보호에 필요한 관련 법‧제도 개선을 위해 전문분야 별 위원회 활동과 대정부 건의 등을 통해 상황 전환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를 통해 건축설계시장의 현황과 이에 따른 문제점 및 해결책을 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위 유흥재 부위원장의 기조 발표가 진행됐다. 유 부위원장은 “건축설계시장 정상화에 대한 얘기는 해묵은 것이지만 꼭 필요하다. 하지만 분명이 시장은 변화했다. 그러나 일할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그로 인해 생존까지 힘들게 됐다.”며, “모든 건축사들은 설계시장 정상화에 필요성을 느낀다. 이를 위해서 협회는 정부정책제안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2개의 주제토론은 숭실대학교 이상진 교수가 ‘국가선진화 정책에 발맞춘 건축설계시장의 변화와 건축제도의 개선 방향’과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유광흠 연구위원이 ‘건축사 업무의 환경변화와 대응 방안’이란 주제로 각각 진행했다.

이후 대한건축사협회 이종정 정책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전체토론이 진행됐다. 먼저 건축사 회원 자격으로 발언을 한 최봉기 건축사는 △수십 년째 변함없는 설계비 △설계검토 및 가설계 등의 무료 용역 서비스 △적정하지 않은 설계보수대가가 건축설계시장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건축설계업계의 내부적인 문제가 원인이라고도 지적했다. 성동구지역건축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조익수 건축사는 건축사의 인력수급이 과다한 점과 건축주들의 설계자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황희준 교수는 건축을 배우는 학생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밝혔다. 황 교수는 “졸업을 앞둔 5년제 건축학과 학생 10여 명 중 건축사사무소로 취업하겠다는 학생이 한 명도 없다.”며, “이는 대기업 등 급여나 근무여건이 좋은 회사를 선호하고 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야근이나 철야를 해가며 기일 내에 설계를 해야만 하는 건축사사무소의 현실이 여가생활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기피의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건축사 회원 업무를 실시간 데이터 자료에 대해 발표한 인천시건축사회 조동익 회장은 건축사 수가 늘어난 만큼 업무량이 줄어 이미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행법은 건축주를 보호하고 있는 관계로 건축주의 선택의 폭만 넓혔다고 지적하고, 이를 위해 법체계가 개정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대한건축사협회 정익현 이사는 건축설계시장 개선방안으로 내부에서 먼저 찾아야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이사는 “협회차원에서, 개인차원에서 문제를 찾아 건축사의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 내부적으로 반성하고, 협회차원의 대정부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 그게 협회 존재의 이유이다.”고 밝혔다.

이날 플로어에서도 많은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는데, 서울의 김지한 건축사는 “건축사법에 건축사의 업무가 명확히 나와 있다. 정부관계자들도 어떤 제도를 만들기 전에 건축사법을 보면 된다. 에너지평가사 등을 왜 만드나? 건축사가 다 하면 되는 것이다. 장관명으로 준 국가자격증인데, 모하러 자질을 논하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이럴 거면 자격증제도를 없애던지 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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