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진자 10,738명, 격리해제 8,764명, 사망 243명. 2020년 4월 28일 현재 코로나19 국내 현황이다. 현재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는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 코로나19로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로 인하여 인류가 이렇게 패닉 상태인걸 보면 인간이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TV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인들이 코로나19에 걸렸거나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전사와 같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 고마운 마음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진다.
지인 중 하나는 평소 의사들을 소위 돈 잘 버는 직업으로 생각을 해왔는데, 요즘 들어 의사들이 하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는 말을 전했다. 미처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지만 전문 지식인의 한 부류인 건축사로서 앞으로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생각하게 됐다.
건축사로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퇴치에 어떤 기여를 해야 하는가?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다. 흔히 모든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 깨끗이 씻기가 있을 텐데, 이건 건축사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하지만 건축설계는 미래를 계획하는 일이 아니었던가? 아마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 문제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다. 사스, 메르스 그리고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모두 십 년 내에 벌어진 일이다. 아마 앞으로 더 많은 바이러스가 인류를 위협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건축사들도 미래의 바이러스들이 인류를 위협하는 환경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인터넷에 ‘코로나, 건축’을 검색해 보았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많은 건축사님들의 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 대안이 무엇인가? 여러 글 중 유독 눈에 들어오는 글이 있어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아파트 공용 공간(엘리베이터, 계단실, 복도 등)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층간소음과 함께 아파트에 살며 조심해야 할 것이 또 한 가지 늘어난 셈이다. 공동주택 관리사무소는 좀 더 세밀하게 공용공간에 대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때이다. 이제 정기·비정기적으로 신종 바이러스가 출몰할 것으로 의료 전문가들은 예상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용공간에 대한 관리가 일상적으로 중요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요즘 단독주택을 생각하시는 분이 많아지고 있다. 왜냐면, 단독주택은 불특정 다수와 함께 사용하는 공용공간이 없고 독립된 주거 형태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집을 연구하는 건축사로서 요즘 같은 시대에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해보았다. 앞으로는 건강하고 예쁘고 편안한 집 콘셉트에 안전이라는 아이템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윤택식 건축사(집스터디건축사사무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안심주택’ 중에서
이 글을 읽으면서 ‘그럼 공동주택에서 안전을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공동주택은 근본적으로 바이러스 차단에 취약하단 말인가? 좀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근본적으로 바이러스 등 많은 외부 위험요인으로부터 인류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주택을 개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건축의 공공성을 통해 삶을 조직하는 우리 건축사들이 지역 공동체, 나아가 국민 모두를 위한 안전한 주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