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밀레니엄이라 떠들썩했던 2000년도 10년이 지나고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2011년 새해를 맞았다. 이렇듯 겹친 해이기에 개인과 가정에서부터 기업과 국가에 이르기까지 올해는 한해의 계획과 더불어 향후 한세대 10년을 전망하면서 그 계획도 함께 짜야한다.
2008년 미국 발 경제쇼크는 아직도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태이다. 주식만 놓고 보면 정상궤도에 진입한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의 버블경제를 책으로써 정확히 예측했던 위더머 형제는 지금도 ‘미국경제는 부동산, 주식, 민간부채, 소비지출, 달러, 정부부채라는 여섯 개의 버블기둥으로 불안하게 더 받쳐있는 상태로 금년에 더 심각한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이로 인한 에너지 자원의 소비 증가 등은 이상 기후와 함께 세계 경제를 어둡게 예측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이에 더하여 연평도 포격에서 보는바와 같이 북한의 위협이 변수가 되고 있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만큼 WTO에서 FTA로 변화하면서, 조약 안에서 최대한 보호무역주의로 가려는 각국의 흐름이 불리함을 더하고 있다.
세계는 디지털시대에서 스마트시대로 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2020 새로운 미래가 달려온다’란 저서를 통해 “지난 15년간 디지털시대에는 한 방향으로 달려왔다. 즉 가상의 경험이 실제의 경험과 동등한 수준으로 발전하는 것이 디지털기술의 목표였다. 더 빠른 속도, 더 많은 용량, 더 높은 집적도를 구현하기 위해 디지털시대는 쉼 없이 달려왔다”면서, “스마트시대를 이끄는 변화는 기술적이라기보다는 인식의 변화이며, 방향성의 변화다. 기술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진정으로 좋은 기술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과 함께 스마트시대가 열린다”고 기술하고 있다. 즉 스마트시대의 주인공은 기술이 아닌 사람이며, 속도의 시대가 아닌 창의의 시대라는 것이다. 창의를 위해 외국의 유수한 기업들은 그들의 제품이나 생산 유통과 거리가 먼 문학, 사학, 철학, 심리학 등 인문학 전공자를 싱크탱크로 삼고 있는 것이다.
건축설계는 그 자체가 창의산업이다. 설계하는 건축사는 창의산업의 생산자로서 전문자격이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향후 10년의 시대의 간축사가 날개를 다는 시대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이다. 일감은 줄어가고 건축사는 늘어가며 설상가상으로 여러 제도들은 대형사무소의 독점적 형태를 만들어가는 자양분이 되어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럼에도 건축단체들은 체면, 자존심, 법 규정 등을 핑계 삼아 분열된 상태로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소리에 집착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협회가 건축사의 생존권을 위하여 일한 것이 없다고 협회의 무용론을 펴고 있다.
‘인터넷이 비즈니스 세계의 지형을 바꾸고, 소셜네트워킹서비스(Social Networking Service)와 스마트 폰이 인류의 생활양식을 바닥에서부터 바꾸고 있으며, 금융위기로 촉발된 패러다임의 변화는 그 어떤 국가와 기업, 개인도 이와 같은 거대한 전환의 흐름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이 미래를 보는 눈이다.
일이 많고 건축사가 적었을 때에 이미 이의 반전에 대비하라거나, 건축뿐 아니라 도시를 챙기라는 선배들의 말을 우리는 간과했다. 미래의 실마리는 과거에 있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이다. 위기의 한쪽은 기회이다. 지도자는 멀리 봐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