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자 말씀을 기록한 논어의 학이(學而)편에서 그의 제자 증자(曾子)는 “나는 날마다 나 자신의 세 가지를 살핀다(吾日三省吾身). 즉 남을 위해 일하는데 정성을 다 하지는 않았는지, 벗들과 사귀는데 신의를 다하지는 않았는지, 전수받은 가르침을 반복하여 익혔는지 또는 제대로 익히지 못한 것을 남에게 전하지 않았는지?”가 전하고 있다. 현대에 적용한다면, “자기 직장과 직업에 대하여 충실하지 못한 점은 없었는지? 친구를 비롯한 사회생활로 인한 많은 만남에서 신의에 벗어난 점은 없었는지? 그리고 지식의 습득과 전수에 노력을 게을리 하지는 않았는지” 일 것이다.
무슬림들은 하루에 다섯 번 예배를 통하여 자신을 성찰하고, 특히 낮에 금식하는 라마단기간에는 내적성찰과 절제를 병행한다. 크리스천들은 기도의 내용에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한 후 남을 위한 중보기도나 자신을 위한 간구 전에 자신의 죄를 회개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교인들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초등학생 때부터 일기쓰기를 과제로 받았고, 이것이 자기계발의 원천이 된다는 점을 선생님께 누누이 들어 왔다. 그러나 대다수가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기록하기 부끄러운 일들로 인하여 점점 일기쓰기에서 멀어져 갔고, 사람들은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극단적 이기주의와 자기합리화로 삭막한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심지어 눈으로 보고 있는 사실조차도 부정하는 세태가 공공연하게 펼쳐지고 있다.
“홀로 있는 시간은 /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 호수가 된다. / 바쁘다고 밀쳐 두었던 나 속의 나를 / 조용히 들여다 볼 수 있음으로 / 여럿 속에 있을 땐 / 미처 되새기지 못했던 / 삶의 깊이와 무게를 / 고독 속에 헤아려 볼 수 있음으로 / 내가 해야 할 일 / 안 해야 할 일 분별하며 / 내밀한 양심의 소리에 / 더 깊이 귀 기울일 수 있음으로 / 그래 / 혼자 있는 시간이야말로 /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 / 여럿 속의 삶을 / 잘 살아내기 위해 / 고독 속에 나를 길들이는 시간이다.” 이해인 수녀의 시 “고독을 위한 의자”이다.
올해도 자선남비의 종소리와 함께 저물어 간다. 직장 · 동창 · 동아리 등 수많은 송년모임의 2차 3차로, 한해를 돌아보기는커녕 탈난 몸이나 술 취한 상태에서 한해를 정신없이 보내고 새해를 마지하기 십상이다. 올해 연말은 산사나 교회에서 또는 가족과 떨어져 혼자가 되어 ‘고독을 위한 의자’에 앉아보자. “호랑이 어금니 같은” 믿음을 주었는지, “호랑이도 토끼 잡으려면 뛰어야 하듯”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는지, 호랑이해를 보내면서 자신을 성찰함은 물론 내가 속한 사회와 단체 그리고 나라까지 돌아보고 희망의 내일을 설계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