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의기와 평화를 사랑하는 정신을 만천하에 떨친 안중근의사의 기념관 낙성식에서 설계자는 초청장도 자리도 없어 주변을 배회하다 돌아섰다는 기사가 도하 신문에 게재되어 건축사들을 다시 한 번 슬프게 하고 있다.
그간 건축사들은 이러한 사례를 공공부문에서 특히 빈번하게 접해왔다. 민간부문의 경우엔 설계와 감리를 함께함으로써 건축주를 자주 만나게 되고, 그 때마다 은근히 건축설계와 설계자인 건축사의 중요성을 일깨워줌으로서 낙성식에서 시공자 보다 위에 서는 정상적인 예우를 받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었다. 그러나 토목부문에서나 해야 할 턴키공사가 건축부문에서 많아지고, BTL공사도 계속 늘어나면서 건축사는 건설사의 하청업체 중 하나로 전락하여 안중에서 없어지고 만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월드컵 상암경기장의 류춘수 건축사가 대표적으로 당한 사례이며, 이 밖에도 설계와 감리자의 분리로 인하여 언제 준공식을 행하였는지 모르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난 안중근기념관의 경우는 현상설계에 의한 것임에도 건축사 푸대접이 아닌 무대접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사태 방지를 위해 공문을 하급기관에 보내고, 궁극적으로 설계감리제도를 개선해야하며, 건축단체는 캠페인과 교육 홍보를 통하여 국민의 무지를 일깨워야하고, 건축사 개인들도 건축주 및 시공사와 대화를 통해 이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건축이 문화로서 존중 받아야하는 이 시대에 더 이상 이런 사태를 방관하여서는 안 된다. 이는 건축사의 자존 이전에, G20의 의장국으로서 문화국가로서 부끄러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