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축학회는 학회지 9월호에서 “건축학 인증제도의 중간평가” 특집으로 꾸몄다. 2002년을 기점으로 5년제 건축과정을 채택하기 시작한 국내 건축학교육의 현재를 돌아보고 향후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으로서 금번 특집은, 많은 문제점을 들어내고 있다.
이들 제 논문에서 주장하는 공통점으로는 교육의 다양성 결여를 꼽을 수 있다. 즉 5년제 건축학교육이 교육인증을 위한 필수요건처럼 되어버려 3+2제나, 4+2 도는 4+3등의 다양한 건축교육 프로그램은 명확한 법적지위를 갖지 못해 설자리를 잃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이4+2의 독자적인 과정을 마련하고, 유럽 은 볼료냐협약을 통해 3+2년제를 기본으로 한 다양한 전문 학위 과정을 만들고 있으며, 미국도 5년제가 줄어드는 현실에서 우리도 획일적인 교육으로 특성 없는 졸업생을 배출하는 현제도를 우리 실정에 맞게 고쳐야한다는 것이다.
졸업생의 취업 시 설계사무소는 5년제와 4년제를 가리지 않아 5년제 졸업생의 성가가 덜어지고 있는 점도 지적되었고, 4년제와 5년제의 분리로 인한 교수들 사의의 불화도 지적 되었다. 이 밖에도 설계담당 교수들은 대학원생이 없어 연구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현실이다.
5년제 졸업생을 위한 건축사법의 개정안도 계류 중이고, 그들이 아직 건축사가 되지 못한 짧은 기간에 우리 건축계는 교육부문뿐만 아니라 설계사무소에도 많은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다. 지방이나 대도시라해도 작은 사무소들은 5년제 졸업생들의 취업기피로 직원을 구할 수 없어 할 수 없이 설계전공과는 거리가 멀어 건설회사에 취업을 원한 자들 중에서 취업 못한 자를 채용해야 하였다. 이로 인한 생산성의 저하는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사무소의 형편을 더욱 어렵게 하였다.
서울의 경우, 작년까지 20-30명 규모의 설계사무소도 5년제 졸업생을 구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금년에는 사정이 달라 2-3명 뽑는데 50-60명의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이러한 역전현상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향후 2-3년 후부터 매년 3,000여 명씩 쏟아지는 졸업생을 규정에 맞게 지도할 사무소는 한정이 되어 있기에 더욱 취업난과 구인난을 같이 겪게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우 20개 이내의 5년제 건축학과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너도 나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5년제학과는 적정수의 거의5배에 달하고 있다. 향후 이들이 의사나 약사처럼 90% 이상의 건축사합격율을 보인다면 한국의 건축사는 2-3년마다 현 개업건축사수와 맞먹는 건축사를 양산할 것이다. 지금도 소위 핸드폰건축사가 등장할 정도로 어려운 현실에서 학계나 현 업계는 물론 정부까지 서로 중지를 모아 아무런 제재 없이 생겨나는 건축학과에 대한 규제와 교육의 다양성 등을 논의하여 한국의 현실에 맞는 이상적인 안을 도출해내야 한다. 이에는 건축학교육인증원의 역할이 크다. “이제 몇 년이 되었다고 바꾸느냐”는 식에서 벗어나 늦기 전에 논의하고 결정해야한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다”란 속담을 되새겨야 한다.
- 기자명 편집국장
- 입력 2010.11.01 09:11
- 수정 2015.05.1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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