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은 인류역사와 함께 존재해 왔으며,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 그 시대의 정신과 기술, 공법을 축척하고 전수하면서 꾸준히 진화해왔다. 그런데 요즈음과 같이 모든 것들이 빠른 속도로 바뀌는 이 시대에서는 미처 변화하지 못한 과거건축물과, 앞서 나간 미래건축물이 함께 공존하며, 혼돈된 건축양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요즈음 10년의 변화는 가까운 과거의 100년, 먼 과거의 1,000년의 변화를 압축된 모습으로 겪고 있다. 엘빈토플러가 ‘제3의 물결’에서 농업혁명, 산업혁명을 넘어 지식혁명을 예언한 것이 얼마 전인 것 같은데 정보화 사회는 여러 방면에서 성숙되어 우리 곁에 와 있고, 이제 다가오는 ‘제4의 물결’을 준비하여야할 상황이다.

미래에 다가올 ‘제4의 물결’은 IT.(Information Technology), NT.(Nano Technology), BT. (Bio Technology) 등 다양한 미래의 인자들이 융합되어 시간, 공간, 지식을 아우르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사회를 전문가들이 예견하고 있다.

이 시대가 되면 실제사회와 가상세계(Cyber World)가 융합되는 시대가 되며 우리주변의 모든 것들이 혁명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건축 재료와 구법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가져와 초고층 빌딩의 높이를 더욱 올릴 수 있고, 우리가 상상으로 꿈꾸어 왔던 유기체 건축물도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설계 방법에 있어서도 종이와 연필로 그리던 아날로그 시절을 지나 컴퓨터와 CAD프로그램으로 획기적인 생산성과 표현의 자유를 가져 온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제 BIM 설계의 등장으로 자재의 속성과 생애주기(Sustainable Life), 자재 가격 등을 입력시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유기체와 같은 구조물 설계도 가능하며 구조, 설비, 전기 등 모든 요소가 3차원적으로 조합되어 완성된 모습을 미리 가상으로 볼 수 있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과거에 우리들이 학교에서 미래의 구세주처럼 느끼며 배워왔던 아날로그 지식들이 모두 무용지물이 되어버렸고, 이 시대의 컴맹이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독수리 타법으로 자판을 두드리며, 필요한 정보의 내용은커녕 정보의 제목조차 파악하기 힘든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격동의 시대에서 우리 건축사가 생존하며 과거의 선배들의 모습처럼 시대의 선구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계속교육을 통하여 새로운 시대에 맞는 지식과 도구로 재무장하는 길밖에 없다고 본다. 2008년 정기총회에서 개정한 정관에 의해 건축사 계속교육이 지난주에 건축산업 대전과 함께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건축사 계속교육은 회원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2년 이내에 최소한 72시간(36시간 이상 회원교육 이수)의 교육을 이수하여야하며 이를 어겼을 경우 회원 자격이 박탈될 수 있는 강력한 규정임을 유념하여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러한 계속교육은 미국(AIA)은 1995년부터 영국(RIBA)은 1993년부터 계속교육이 의무화되어 시행되고 있으며 가까운 일본, 중국, 싱가포르도 오래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도이다. 또한 이 계속교육은 UIA에서 항상 권고하여 왔던 내용이며 FTA를 통해 건축사 자격 상호인정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사양이 된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계속교육이 시행된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가올 유비쿼터스 사회에서는 우리 건축사의 역할이 변화되리라고 본다. 앞으로 건축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래 환경을 지배할 지식과 도구를 찾아내고 계속교육을 통하여 재무장하여야 한다. 또한 새로운 시대에 맞춘 건축사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전문화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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