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하는 건축사가 부자를 만들어 줄 수 있다?
디자인을 잘하면 부자가 될 수도 있다?
이 말이 무슨 뜻일까? 일반인들이 이 말에 동감할 수 있는 걸까? 쉽게 이해되지 않겠지만 필자는 정말 부자를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자신한다. 먼저 지금까지 건축물을 설계할 때 건축주들은 누구를 맨 처
음 찾곤 했을까? 상당수가 시공사부터 찾아 “설계든 시공이든 알아서 해주세요!”가 상당수였을 것이다.
설계비가 싼 곳만 찾아나서는 업자라는 사람들, 건축물은 창작이나 디자인이 필요치 않고 시공해서 돈만 많이 빼먹으면 그만인 사람들과 설계비만 경쟁시켜 싼 곳만 찾는 건축주들, 그래봤자 설계비는 건축비의 5%도 되지 않는다.
건축사의 창작능력을 무시하고 제품 찍어내듯 생산하는 신도시 원룸촌의 풍경이 필자 가까이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관공서에서는 이제야 그 심각성을 알고 대책을 마련하려 원룸기준만 강화 시킬 뿐 결국 건축사의 몫인 창작과 디자인은 생각지 않는다. 대부분 값싼 설계와 적은 시공비만 쫒다보니 비싼 돈을 치르고도 목적에 맞는 건축물을 얻을 수 없었다.
예를 들어 특수한 장소에 멋진 레스토랑을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해보자. 일정한 설계를 기초로 주변풍경과 어울리는 창작 디자인이 가미된다면, 또한 내부 동선 역시 많은 연구를 통해 훌륭한 건축물을 디자인하는 건축사가 있다면, 분명 그 건축사는 운영자에게 충분히 많은 돈을 벌어준다. 이는 운영이 잘되는 레스토랑이 되는 필수 조건인 것이다. 그러나 이제 시대도 변했으며 사람들의 의식도 상당히 높아져 음식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멋진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수 있다면 그 가격을 지불할 의사를 가지고 있다. 이제는 예전처럼 배가고파 배만 채우는 시대는 지났다. 주변 분위기와 느낌과 멋을 부리며 소비한다. 이런 시대적 변화는 최근 신축되는 건축물 중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개인주택, 레스토랑, 개인 병원 등에서 멋진 창작과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찾는 이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욕구가 종전의 단순한 요구조건이 아니고 건축물을 통해 무언가를 얻고자함이 분명히 있다. 이런 시대적 요구가 우리 건축사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더 노력하고 연구하는 건축사가 되어야만 앞으로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살고 있는 전주에서 서부신시가지라는 신도시가 있다. 필자는 이곳에 창작과 디자인을 가미한 작품성 있는 건축물을 공모를 통해 설계했으며, 공사가 많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최근 놀라운 사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필자 회사는 분명 타 사무소보다 설계비를 비싸게 받고, 설계는 제대로 하며, 창작과 디자인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평당 몇 만원 더 비싸더라도 작품을 만들어 달라며 대형 건축물이 연달아 수주되고 있는 것이다. 책임감도 있고 의무감도 느끼며 작품에 심혈을 기울이며 작업을 하고 있다. 그나마 공공건축이 선도해나가려 하는 모습은 다행이다.
전주시는 대부분 공모를 통해 설계를 발주한다. 이용자 편의와 멋진 건축물을 통해 시민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건축사로써는 이제야 디자이너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이다.
세계적 건축물을 보자! 분명 돈을 엄청나게 벌어주는 것은 대부분 여행지의 건축물들이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공연을 보러오는 사람보다 건축물을 보러오는 사람들의 비율이 휠씬 높다. 파리의 에펠탑, 구겐하임 미술관등 세계적 유명 건축물이 엄청난 돈벌이를 해주고 있는 것이며, 최근 구겐하임미술관Ⅱ가 들어선 스페인의 발바오는 아무것도 없는 공업도시였으나 이 건축물하나가 도시 전체를 바꾸어 놓았다.
이제 우리들도 깨우쳐야 한다. 아름다운 건축물을 후세에게 물려주고 부자가 되고 싶거든 멋진 건축물의 창작과 디자인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따라서 건축사를 존중하고 믿어줘야 한다. 값싼 설계만이 최선책이 아니다. 평당 몇 만원이 싸다고 자랑하지 말고 그 뒤에 따라오는 손실을 따져봐야 한다.
가끔 TV나 신문에 나오는 준공식을 보자! 멋지게 창작하고 디자인해준 건축사가 어디 보이는가?
시장, 군수, 의원 등 쭉 늘어서 얼굴만 파는 사람들, 건축 디자이너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드니 말이나 되는 일인가? 이제 우리도 당당하게 준공식 가장 가운데 서서 테이프를 끊어야 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 우리가 많은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있도록 창작하고 디자인해 많은 사람들을 부자로 만들어 주자!
건축물을 단순한 구조물로 치부하고 건축행위를 금전적으로만 단순 비교할 경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좋은 건축물을 얻기 위해서는 가격보다는 훌륭한 창작디자인을 선택하려는 건축주의 열린 생각이 중요하다. 이제라도 값싼 디자인의 유혹에서 벗어나 우수한 건축문화 확산을 위해 다함께 노력하여 우리 국민 모두가 부자가 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