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이라는 굴레 속 들어 와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간다. 오랜 세월이다. 인생 90년을 생각해도 1/3의 삶이고, 성인이 된 후 인생의 전부가 건축과 동행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건축이 무엇이고, 건축사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어떤 것인지 자주 질문을 던지곤 하지만 특별한 해답이 못 찾고 있다. 아마 건축과 이별을 해야 정답을 찾을지 모르겠다.

건축사들은 삶의 터전인 좋은 환경과 좋은 건축을 위해 수많은 일들을 한다. 그러나 왜 그런 소중한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일까? 반면 우린 그 가치에 대해 우리끼리라도 얼마나 많은 공유를 하고 있는가? 아니면 우리와 인접된 학문과 우리의 고객이

며 우리의 후원자가 될 많은 시민들에게 건축의 중요성과 사회적 가치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던가? 자문과 반성을 해본다.

그래도 아직 우리에겐 꿈이 있다. 건축사의 역할에 대해 진정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존경은 아니더라도, 정당한 대우를 받을 날이 올 것으로 꿈을 꿔 본다. 이 꿈은 개인 혼자서 꾼다면 단지 꿈으로 끝날 것이다. 그러나 우리 모든 건축인 개개인이 함께 꿈을 꾼다면 이는 현실이 된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꿈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관심과 이해도 필요하다. 공감과 공유를 통한 건축에 대한 공공의 선(善), 그리고 공공의 선을 향한 공동의 꿈 또한 간직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기본 철학을 형성하고 공유해야 하는데, 그 방법 중 하나가 신문을 통한 소통의 장과 학습의 장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서로가 통(通)하는 연결 고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광주, 전남북 지역 건축사회는 “건축문화사랑”이라는 신문을 만들고 있다. 신문의 기본방향은 시간공간건축의 경계를 허무는 것에 두고 있다.

첫째, 시간의 경계를 허문다. 모든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꿈을 갖게 한다. 젊은 학생이든 나이가 들은 기성세대든, 원로든, 각자가 건축에 대한 애정을 지속적으로 간직하고 학습하며 영역을 확장하는 그런 시간을 제공한다.

둘째, 공간의 경계를 허문다. 어디에 있든 함께하는 꿈이 있어야 한다. 대학의 건축관련 학생 및 교수, 건축사, 건축 관련 공무원, 그리고 건축에 관련된 일에 종사 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하고, 서로를 아우르는 포용력 있는 공간을 제공 한다.

셋째, 건축의 경계를 허문다. 건축에 인문학적 소양을 가미하고, 인접학문인 도시조경교통 분야등과 학문적 교류, 이를 통한 통섭을 하고자하는 꿈이 있어야 한다. 이는 건축발전의 디딤돌이 되고, 영역을 확장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이게 ‘건축문화사랑’이라는 신문의 발행의 목표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이 않으리라’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 ‘건축문화사랑’은 인문학적 사고의 토양위에 인접학문과 함께, 사랑의 감정으로 건축이 바라볼 방향을 제시하려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 건축의 길과 건축사의 생존전략을 찾는데 도움을 주고, 실천할 전술을 발견하는데 일조하려한다.

윈스턴 처칠이 말한 “우리가 건축물을 만들지만 그 건축이 다시 우리를 만든다.(We shape our buildings; there after they shape us.)”라는 말을 되새기며, 우리 건축사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한 깊은 반성, 그리고 그 역할의 중요한 가치가 인정받는 날이 올 때까지 우리 건축인들은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주제넘게 강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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