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경영에 있어서 최고경영자들은 조직에 필요한 인재의 자질로 조직 내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서 일할 수 있는 능력, 팀이나 조직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로서의 잠재력, 원만한 대인관계 등을 들었다고 한다. 통신과 정보기술의 발달로 기업 내외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의사소통은 전화나 컴퓨터 온라인상으로 이루어지게 되어 기업 내부에서도 조직원 간 직접 대면할 기회가 크게 줄어들었고 지금까지 개인별 접촉에 의한 기업들의 업무성과 측정방법은 한계에 부딪혔다.
대면보고(大面報告)에선 상대방의 감정과 표정이 드러난다. 만나서 한두 마디만 나눠도 뭐가 문제인지 쉽게 파악이 된다.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서면이나 토론이 불가능한 전화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대세라해도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면대면 접촉이다. ‘노’라고 말해도 제스처는 ‘예스’일 때도 있다. 말로 하는 소통은 커뮤니케이션의 7%밖에 안 되며 목소리, 얼굴 표정, 제스처 등 비언어적 소통이 93%를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2015년 1월 12일 대통령의 신년구상 기자회견에서 장관들과 독대 또는 대면보고를 늘릴 의향이 있냐는 기자질문에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라고 오히려 되물었다. 대면보고의 필요성을 느끼진 못한 대통령의 소통 스타일이 드러난 것으로 참모들과 소통할 기회를 스스로 차단시킨 셈이다. 대통령에게 끝내 대면보고를 못해본 장관, 대통령을 독대 못하고 그만둔 수석 얘기 속에는 국가건축정책위원장도 포함된다. 아직까지 위원장의 대통령참석 회의에 참석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대통령의 건축 관련 정책 자문기구인 제4기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의 출범은 지난 2월 1일 시작되었지만 이후 7개월이 지난 9월 초에서야 위원들은 위촉장을 전달받았다고 한다. 지난 11월 25일 확정된 제2차 건축정책기본계획은 2015년 5월에 준비된 것으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5개년 계획이었다. 대한민국 건축정책이 대통령 보고가 늦어지면서 1년 넘게 표류했고 그 결과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계획으로 바뀌어졌다. 건축계 입장에서는 1년 반의 시간을 도둑맞은 것이다.
국가나 기업 모두가 조직이고 조직을 이루는 것은 사람 개개인이며 각자가 갖고 있는 지식을 결집하여 가장 최고도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경영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비상식적인 이 상황을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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