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야흐로 정보의 홍수시대이다. 정보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이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빨리 발전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이 가지고 다니는 손바닥 만한 500기가바이트 용량의 외장하드에는 책 15만권 분량의 정보를 수록할 수 있고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정보의 양은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 또한 TV, PMP, DVD등이 제공하는 별도의 정보도 홍수를 이룬다.
역설적으로 정보의 홍수 시대에 있어서 어떤 하나의 대상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즉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하기 때문에 세부적인 하나의 대상을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모든 사물에 대한 축약된 정보로 그 대상을 판단하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는 이 축약된 정보와 이미지를 브랜드라고 부른다.
삼성의 브랜드, LG의 브랜드, 현대의 브랜드... 이러한 브랜드는 복잡하고 자세한 회사의 내용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이고 기억하기 쉬운 단순화된 정보를 반복적으로 제공함으로써 대중의 인식을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한다. 삼성전자의 제품이 비싸도 그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는 품질 이외에 강력한 브랜드가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대한건축사협회의 브랜드는 어떠한가? 국민들의 인식 속에 그렇게 강한 브랜드로 인식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일단 ‘건축사’라는 용어가 낯설다. 건축설계사, 건축제도사, 건축가등 유사 용어가 더 친근하게(?)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국민들의 의식 속에 의사나 변호사처럼 명확하게 직업군으로서 인식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즉 건축사의 브랜드는 국민의 인식 속에 강한 브랜드로 기억되지 못하고 또한 아낌없이 설계비를 지급할 수 있는 전문적이고 신뢰성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는 데에도 그리 성공하지 못했다. 더구나 인테리어 디자이너, 도시설계, 공공설계 분야 등에서 더 세련된 브랜드를 무기삼아 우리의 영역을 침범해오기도 한다.
이러한 국민에 대한 건축사의 브랜드 역량을 키워나가는 협회내의 조직이 문화홍보위원회이다. 문화홍보위원회는 주로 대외적인 홍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협회 내부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는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과 건축사지가 담당하고 있다.
문화홍보위원회는 국민의 인식 속에 ‘건축사’라는 단어가 많이 알려져 친숙한 직업군으로 자리 매김하는 것과 세련되고 전문적인 직업으로 건축사 용역의 결과물이 사회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녔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을 위원회 운영의 목표로 삼고 있다. 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하여 가장 먼저 추진하는 사업은 건축사의 브랜드에 대한 대국민 설문 조사이다. 현재 건축사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통계적인 기법을 이용하여 설문조사하고 계량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건축사에 대한 브랜드 역량을 계량화함으로써 앞으로의 장기적인 협회의 홍보활동이 대국민 인지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둘째로 대국민 홍보를 들 수 있다. 현재 각 지역의 건축사협회에서 다양한 봉사활동과 사회행사의 참여로 대국민 이미지 제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는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 할 수 있다. 문화홍보위원회에서는 다양한 행사의 홍보와 함께 방송 매체를 통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건축사협회의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방송 매체의 특성상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슈를 제공하지 못하면,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홍보용 이슈를 개발해내고 있으며, 그 방법론으로 국제 건축영화제와 공중파 TV의 건축 다큐멘타리의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홍보는 협회의 기능 중 매우 중요한 기능이며, 많은 문화홍보위원회 위원들이 문제를 고민하고 또한 전략의 수립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앞으로의 문화홍보위원회의 활동을 기대하고 성원해 주시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