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조직은
생존 할 수 없다.
대화와 설득을 전제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자세 보여야

작년 7월경 인터넷상에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하는 ‘젊은건축가상’ 수상자의 비자격 논란에 대한 기사를 접했다. 기사를 읽는 순간 그야말로 얼굴이 화끈해짐을 느꼈다. 잘못된 수상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 아니고 이런 문제와 지적이 건축계 내부에서 정리되지 못하고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서 온 국민이 공감(?)해 버려야 하는 상황이 창피해서였다.
개업을 한지도 10년이 훨씬 넘었는데도 아직도 건축사협회라는 곳에 가입해야하는 이유를 모르고 지낸다. 가끔씩 경력증명이나 자격정지 여부를 확인해야하는 상황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실제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어떤 전문가 집단이든 협회라는 것을 만들고 이를 통해 전문직의 사회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중요한 구심점으로 삼고 있는데 유독 건축사들에게는 협회라는 것이 유명무실해왔다. 회원이 아니어도 일하는데 지장이 없으며 회원이 되는 것이 오히려 창피한(?) 상황이 된다면 누가 협회의 회원이 되겠는가?
많은 젊은 건축가(?)들은 자격증 없이 일한다. 자격증이 필요해지면 언제든지 구할 수 있다. 그들과 협업을 원하는 건축사들이 주변에 많기 때문이다. 똑똑한 젊은이들은 건축사 자격을 갖추느라고 노력하는 대신 건축적 능력을 발전시키는데 투자하고 있다. 그들이 결국 건축계의 주도적인 세력이 될 것이고 건축사들은 그들(건축가?)을 통해서 건축사업을 하게 될 것이다. 악순환인가?
그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협회가 건축을 발전시키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건축사들이 건축계를 주도할 역할을 하지 못하는 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조직은 생존 할 수 없다. 또한 협회라는 위상을 생각해서라도 건축사의 문제는 되도록이면 건축계 내부에서 해소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으면 한다. 협회란 투쟁보다는 대화와 설득을 전제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힘없는 학생들이나 화염병을 던지는 것이다. 그들에게 최류탄과 물대포로 강제해산을 시켜야 하겠는가.
작년에 한차례 무자격 논란이 있었음에도 올해도 똑같은 내용으로 공모가 진행되고 있으며 ‘팀 응모 시 자격증 취득자가 1명이상이면 가능’하다는 문구가 포함되었다. 주최측의 취지는 명확하다. 공모의 명칭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건축사만을 위한 공모가 아닌 것이다. 주최측은 노력하는 젊은이들이 처한 현실을 정확히 알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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