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축학회는 3월 25일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새 회장에 이언구(중앙대)교수 등 회장단 당선자들을 발표하였다. 학회의 정기총회가 24일이었음에도 회장단의 당선발표가 하루 늦어진 것은 이틀간에 걸친 전자투표 때문이었다.
학회는 3월 23일과 24일 양일간에 걸쳐 전자투표를 시행하였으며, 총회 당일 총회장에서 투표에 참여한 회원들도 별도의 투표용지를 마련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인터넷으로 투표에 참여하게 하였다. 따라서 총회 참석 유무에 관계없이 모든 회원이 이틀 중 언제 어느 곳에서든지 자유롭게 투표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실무자들의 설명에 의하면, 전자투표 방식은 회원을 대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미리 구축한 다음, 선거에 참여하게 되면 회원인증을 거친 후 유권자자 개개인에게 별도의 인증번호를 부여해 진행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인증번호는 본인확인 후에 핸드폰으로 전송하였고, 따라서 본인만 알 수 있는 보안성을 갖게 된다고 한다. 마치 전자 상거래나 온라인 가입 시 인증번호를 핸드폰을 통해 보내오는 것과 같은 원리로 생각된다.
학회는 2년 전 회장 선거 때부터 전자투표제를 시행하였는데, 보안 시스템을 너무 철저하게 하는 바람에 투표절차가 까다롭게 되어 참여율이 저조하게 되는 문제점을 야기 시켰다고 한다. 따라서 금번 선거는 본인인증 절차만 거쳐 바로 투표할 수 있도록 간소화함으로써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대한건축사협회는 20명당 1명씩의 대의원에 의한 간접선거로 회장을 선출한다. 8,000여명에 달하는 회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에 대한 장소와 경비문제 때문에 불가피하게 만들어진 것으로, 사협회 뿐만 아니라 많은 협회들이 적용하는 방식이다. 그렇지만 모든 회원이 참여하는 직접 선출 방식은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서 가능하면 직선제를 행하여야 한다. 지금과 같은 간선제는 평생 단 한 번도 대의원이 되어보지 못한 회원들의 불만을 가져오게 되며, 대의원 아닌 일반회원의 협회에 대한 관심도와 사랑이 엷어지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협회에 봉사한 적이 없는 회원들 중 일부는 “회비만 내고 신문 잡지 받는 것 외에 혜택이 없다.”면서 불만을 늘어놓기도 한다. 또한 항간에는 3,000명에 달하는 서울회원을 상대로 하는 서울회장이 400여 대의원 상대의 전국회장보다 선거운동이 어렵다는 말들이 나돌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도외 시 한다 하여도, 민주주의의 근간인 직선제를 할 수 있다면, 하는 것이 좋다. 마침 대한건축학회의 두 번에 걸친 노하우를 빌린다면, 내년 정기총회까지 정관을 개정하여, 차차기부터는 직선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