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혁

삐걱거리는 의자 위에서
유리관을 교체했다.
아르곤 가스를 채운 시간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골목마다 팡팡 깨트려진,
서른은 장난감 같다.

 

 

― 『모스크바예술극장의 기립 박수』
기혁 시집 중에서 / 민음사 / 2014
우리가 열 일곱, 열 여섯 살이었을 때 서른은 어마어마한 나이였다. 20대의 청년들을 형이라고 생각했다면 서른은 아마도 어른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렇게 어른이라고 생각한 나이가 되고 나서, 감회가 없을 리 없다. 많은 시인들이 서른을 노래했다. 잉게보르크 바흐만도 서른을 노래했고, 최영미도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썼다. 그러고 보니 모두들 즐겨 부르는 김광석의 노래에도 <서른 즈음에>가 있다. 건축계에서는 ‘건축은 오십부터다’라는 오토바그너의 말이 있다. 그런데 요즘에는 삼십대의 젊은 건축사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건축이 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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