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BSA(소프트웨어연합)는 세계 116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BSA 글로벌 소프트웨어 조사 보고서(BSA Global Software Survey)’를 전 세계 동시 발표하고, 우리나라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률이 조사 이래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BSA는 격년으로 발행되는 이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률이 2011년 40%에서 2% 낮아져 38%를 기록했으며, 세계 평균은 42%에서 43%로, 아시아 평균은 60%에서 62%로 각각 증가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소프트웨어 불법 사용률이 높아졌지만 우리나라는 낮아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률은 OECD 주요 국가 평균(25%)보다 높은 상태다.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으로 인한 피해액은 7억 1,200만 달러(약 7,200억 원)에 이르며 피해액 규모로만 보면 전 세계 19위에 위치한다. 일반적으로 불법 소프트웨어에 대한 우려의 출발은법적 처벌이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가장 위험한 사실은 악성 바이러스 등에 의한 보안상의 위협이다. 이 조사에서도 조사 대상자의 64%는 해커들의 공격을, 59%는 자료 유출을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계에서 불법 소프트웨어 저작권 단속이 화두로 등장한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이제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오토데스크 제품 등은 건축사사무소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디지털 툴이다. 영세한 건축사사무소 입장에서 고가의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이 재정적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러다 보니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한 유혹에 빠지기 쉽고 시도 때도 없는 법무법인의 임의 공문을 받고 대처 방안 마련에 고심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건축사협회의 제31대 집행부가 추진하는 건축정보센터 구축에 대한 밑그림이 나왔다. 1단계로 올해 내에 CAD 공동구매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회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정품 CAD 소프트웨어를 보조 프로그램(3rd-Party) 포함, 라이선스 한 개 당 월 사용료 4만 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협회가 회원들에게 직접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지식기반산업이자 창작산업인 건축서비스산업 종사자로서, 또한 지식재산권과 저작권을 다루는 건축사로서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한 편으로는 회원들의 적극 참여라는 동력으로 대한건축사협회의 존재감을 대내외적으로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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