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일본에서 열린 ‘2011 UIA 도쿄 총회’에서 서울시가 2017년 ‘제26회 UIA세계건축대회’ 개최지로 확정되었고, 올해 6월에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14회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개막식에서 한국관이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그 뒤를 이어 대한건축사협회 심재호 부회장이 ‘제16차 아시아건축사대회’ 및 ‘제35차 ARCASIA 이사회’에서 아시아건축사협의회(ARCASIA) 부회장으로 선출됐다는 낭보가 들려왔다. ‘아시아건축사대회’와 ‘아카시아포럼’ ‘건축학생잼보리’ 등을 2년마다 개최하고 있는 ARCASIA(Architects Regional Council Asia)는 아시아 지역 19개 회원국의 건축사협회 회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회원들의 지역프로그램 및 교류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1967년 창설됐다.
국제 대회를 유치하고 국제적인 행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물로 국제기구의 부회장에 선출되는 등 우리나라 건축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한국의 건축이 세계 건축의 주류에 편입되었다거나, 그에 걸 맞는 저력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땅의 건축환경은 너무나 척박하고, 가까운 미래에 크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도 않는다.
올해 예비시험 합격률이 22%에 불과한 건축사시험은 여러 전문가 자격시험 중 가장 합격률이 낮은 시험이고, 어렵게 자격을 얻었다 하더라도 건축사는 평균 소득이 가장 낮은 전문직에 속한다. 국내의 기념비적 건축물이나 대형 프로젝트는 외국 건축회사들이 와서 돈을 벌어가는 수단이 되고 있고, 현실에 맞지 않는 많은 규제와 건축물을 부동산으로만 인식하는 국민들의 의식은 건축사들의 삶과 꿈을 꺾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협회 차원의 노력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건축사 개개인도 스스로의 실력을 높이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 건축이 세계 건축의 주류로 도약하기 위한 논의가 협회와 학계, 산업계, 관계를 망라하여 이루어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