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당초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직증축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지만, 전세난과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지난 달 25일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이후 안전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고 무엇보다도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교훈을 깨우친 상황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수직증축 관련 법안을 살펴보면, 리모델링을 하기 위해서는 건축당시의 구조도면이 있어야하고, 두 차례에 걸친 안전진단과 구조안정성,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들이 마련되는 등, 법적인 안전장치는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의 입장에서 따져본다면, 재건축보다 과연 경제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신축보다 더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주변에 리모델링을 추진했다가 결국 주민들의 반대로 결국 시행되지 못한 사례를 보면, 오래된 아파트에 사는 연로한 어른들이 좀 더 큰 평수를 얻기 위해 자기부담금을 일정비용이상 지불해야하고,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현재 집을 떠나야 한다는 부담감등의 이유로 결국 사업을 취소한 사례를 본적이 있다. 결국, 현재로서는 수혜를 입는 지역은 3.3제곱미터당 1천 6백만원이 넘는 분당, 강남지역일 것으로 보인다. 경제논리로 수직증축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여 합법화가 되었으나, 15층 아파트는 3개층, 14층 이하는 2개층이 수직 증축되는 상태는 일부 구조전문가의 입장은 통과가능한 아파트가 몇이나 있을까고개를 젖는다. 어느 구조 교수는 당초 15층으로 설계된 골조에서 3개층을 더 올려야 하는 것은 아파트자체가 원래 버티는 힘을 초과하게 되는데, 구조보강, 적합한 시공이 되는냐는 중요한 문제여서 설계부터 공사감리까지 변수가 많음을 시사했다. 세월호의 경우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무리한 수직증축이 한 원인이었고, 이에 앞서 삼풍백화점 역시도 무리한 구조변경과 확장공사가 이유였다. 이제 우리 사회는 경제논리로 앞만 보고 가는 후진국성 관념을 버려야 할 때라고 본다. 우리는 지금, 어느 날 눈떴더니 도시 하나가 만들어진 시대를 지나, 이제는 당시 지어진 주거들이 노후화되어 어떤 대안을 제시해야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콘크리트수명을 100∼200년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시공과 유지관리를 잘했을 때를 기준으로 통상 50년을 본다. 당시 신도시들은 시멘트파동을 격으며 지어진 주거들이 많았음을 감안하면, 현재 콘크리트강도가 당시 구조계산 한대로 최상의 컨디션으로 보고 진단을 하면 안될 것이다. 30년 이상 노후화된 아파트. 무언가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겠지만, 발코니를 확장하고, 수직으로 몇 개층을 올리는 일은 여러 측면으로 검토하고 또 검토할 필요가 있다. 리모델링에 앞서 중성화에 따른 내구력저하는 없는지, 부실시공으로 구조물내력저하는 없는지, 비용은 들겠지만, 어쩌면 리모델링 이전에 먼저 시행되어야 할 일일 듯 싶다. 내 안에 있는 문제점을 먼저 살피기도 전에 리모델링의 꿈에 부풀지 말기를 당부하고 싶다. 이 나라에 더 이상 안전사고가 없어야하기 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