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단양군 적성면에 있는 수양개 빛 터널은 일제강점기에 건설되어 수십 년간 방치되었던 옛 터널을 국내 최초의 터널형 복합 멀티미디어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독특한 관광 명소이다. 터널의 내부는 다양한 주제의 빛과 영상, 미디어아트 전시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존 산업시설이었던 터널 공간을 활용해 지역의 역사와 미래의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독특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단양 관광의 새로운 명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수양개 빛 터널 입구. (사진=김진섭 건축사)
수양개 빛 터널 입구. (사진=김진섭 건축사)

수양개 유적과의 연계와 주요 콘텐츠
수양개 지역은 구석기 시대의 유적지로 유명하다. 특히 단양 수양개 유적은 한반도 중부 내륙의 대표적인 구석기 문화층으로, 다수의 석기와 인골, 유물들이 출토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장소이다. 이러한 고고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단양군은 단순한 관광 개발을 넘어 ‘빛을 통해 선사와 현재를 잇는 공간’이라는 주제를 설정하였다.

수양개 빛 터널의 원형인 수양개 터널은 길이 약 200m, 폭 5m의 지하 시설물로, 일제강점기에 철도 터널로 조성되었다. 그러나 1984년 이후 철도 노선이 변경되면서 터널은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고 방치되었다. 이 어둡고 축축했던 공간은 근대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채 잊혀가는 듯했다. 하지만 이 터널은 아이러니하게도 빛을 가장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최적의 무대가 되어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되었다.

수양개 빛 터널은 과거 인류의 삶의 터전이었던 수양개 유적과 현대의 디지털 예술을 연결함으로써,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기획되었다. 터널 내부는 약 6개의 테마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양개 빛 터널은 개장 이후 단양을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하나로 부상했다. 단양 도담삼봉, 만천하스카이워크, 고수동굴 등 기존 관광 명소와 연계되어, 연간 수십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복합 관광 루트의 일부로 자리를 잡았다.

터널 외부 비밀의 정원. (사진=김진섭 건축사)
터널 외부 비밀의 정원. (사진=김진섭 건축사)

문화 및 예술적 가치
수양개 빛 터널은 단순한 관광시설을 넘어 ‘빛과 시간의 예술관’이라는 문화적 의미를 지닌다. 빛은 인류 문명의 발전을 상징하며, 터널은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인류의 여정을 은유한다. 이러한 상징 구조는 구석기 시대의 유적지와 결합하여, 인간의 진화와 예술적 상상력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복합적 의미를 부여한다.

더불어 미디어아트, 영상디자인, 사운드아트 등 현대 예술 장르가 융합된 전시 형식은 지역 주민뿐 아니라 예술가들에게도 창작의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수양개 빛 터널은 계절별, 주제별 전시 교체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인 재방문을 유도하고, 인근의 수양개 유물전시관, 단양강 잔도, 수양개 전망대 등과 연계한 통합 관광벨트 구축이 기대된다. 또한 친환경 조명 시스템의 도입, 지역 작가와의 협업 프로젝트, 디지털 체험 콘텐츠 확장 등을 통해 더욱 풍부한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단양 수양개 빛 터널은 과거 산업 인프라의 재활용을 통해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창출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이곳은 자연과 예술, 역사와 기술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서, 방문객에게 시간과 빛의 여정을 체험하게 하고, 지역 사회에는 지속 가능한 관광 자원으로 기능한다.
빛 터널은 단순한 시각적 볼거리를 넘어, 과거와 미래, 인간과 자연을 잇는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하며, 단양이 ‘역사와 감성의 도시’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주소 : 충북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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