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
- 작자미상
啞啞天末亂鴉鳴 (아아천말란아명)
하늘가 까마귀 떼 어지러이 울어대고
木落瀟瀟似雨聲 (목락소소사우성)
우수수 낙엽지는 소리 빗소리 같구나
嚴月又來人又老 (엄월우래인우)
추운 계절 돌아 오고 사람은 또 늙으니
寒風愁起夕陽傾 (한풍수기석양경)
찬 바람에 시름 일어 석양이 기우네
- 立冬(입동)은 상강(霜降)과 소설(小雪) 사이에 있는 24절기의 하나이다. 양력 11월 7일이나 8일 무렵이다. 바야흐로 겨울이 시작되는 날이다.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만들어 농사에 힘쓴 소에게도 나누어주면서 1년을 마무리하는 제사를 올리고, 이날을 기준으로 김장준비를 한다. 치계미(雉鷄米)를 마을의 어르신께 대접하는 풍속도 있다. 말 그대로 꿩과 닭과 쌀이다. 몸이 가장 음(陰)한 노인들에게 겨울철 추위를 잘 견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 시는 소리로 가득차 있다. 한자의 음이 그대로 까마귀의 울음 같고, 스산한 빗소리 같다.
함성호 시인
haamxo@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