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에 ‘I AM KIRA 신입 회원에게 듣는다’ 코너를 통해 대한건축사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건축사자격시험에 합격하고 기뻐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 새 개업 2년차 건축사가 됐다.
사무소 개소 후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어디서, 누구에게 일을 받을 수 있을까’였다. 주변에서는 인맥을 쌓는 게 중요하고, 홍보를 잘 해야 한다는 등 아낌없는 조언을 받았다. 사무소를 개소한 건축사라면 모두 공감할 거라고 생각한다.
고민만 해서는 달라지는 게 없고, 사무소를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달력과 볼펜 등을 제작해 지역 부동산을 찾아다니며 홍보를 시작했다. 처음 100개를 돌리는 것은 수월했지만 200개, 300개 점점 개수가 늘어날수록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홍보를 시작하며 알게 된 업체들, 건축주들을 직접 찾아가 상담도 친절하게 했지만, 신생 사무소의 젊은 건축사에게 선뜻 일을 맡기려 하지 않았다. 상담이 계약으로 이어지는 게 쉽지 않았고, 현실의 높은 벽을 깨달았다.
개소 초기의 큰 어려움 역시 계약이었다. 하지만 작은 일부터 차근히 시작했다. ‘씨를 뿌린다’는 마음으로 꼼꼼하고 친절한 상담이 계약으로 연결되고, 허가접수까지 이어졌다. 상담을 이어가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하나, 둘씩 일이 들어왔다. 작은 일이지만 차츰 의뢰가 쌓이고 건축주와도 신뢰와 인연이 생기기 시작했다.
막상 일이 생기고 나니 설계사무소에서 직원으로 근무할 때와 전혀 달랐다. 그때는 ‘이 정도는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개소 후에는 상담부터 계약, 행정, 세금 업무까지 손을 거치지 않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그 과정에서 다시금 어려움을 느끼고, 선배 건축사들이 사무실을 운영하며 버텨온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를 새삼 실감했다.
이제 개소 2년 차, 미숙해도 수주 방법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화려한 홍보보다 작은 일을 끝까지 책임감 있게 마무리한 경험이 다음 의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수주는 신뢰의 축적’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금 느끼고 있다.
올해도 직접 제작한 달력을 돌렸고, 2026년 달력도 배송을 기다리고 있다. 개업 전에는 막막하기만 했던 수주와 홍보, 그리고 업무 전반이 아직은 서툴지만,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건축경기가 좋지 않아 수주가 쉽지 않지만, 하나씩 이뤄나가다 보면 언젠가 더 큰 걸음을 내딛는 건축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건축사의 길은 여전히 배움의 연속이다. 수주를 고민하며 지나온 이 시간도 언젠가 나눌 수 있는 값진 경험이 되리라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