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영 건축사·용한 건축사사무소(경기도건축사회)
변희영 건축사·용한 건축사사무소(경기도건축사회)

“건축은 마냥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건축사는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고, 문제를 설계안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시공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올바른 판단을 해야 프로젝트가 안전하게 순항할 수 있습니다. 저는 건축의 기본에 충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축물을 설계하고 건축하는 일은 대자본이 투입되며, 규모가 커질수록 복잡한 이해관계가 있고 넘겨야 하는 허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변희영 건축사(용한 건축사사무소, 경기도건축사회)는 기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업 진행과정에서 건축사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 만큼, 건축의 기본 요소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건축관을 쌓은 변희영 건축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건축사사무소 개소 소감과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건축사를 꿈꾸며 건축을 전공했고, 10여 년간 실무경력을 쌓은 뒤 건축사자격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자격을 취득하고 2년 뒤 용한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했습니다. 사무소 개소 이후 육아로 인해 경력 유지가 어려웠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기반으로 제가 하려던 건축이 무엇인지를 차분히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프로젝트를 만나도 기본에 충실하며 문제를 잘 풀어나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건축물을 왜 짓는가를 이해하며, 용도, 용적, 경관이 건축설계의 기초라고 생각합니다. 건축물을 설계하고 건설하는 일은 대자본이 투입되며, 규모가 커질수록 복잡한 이해관계가 있고 넘겨야 하는 허들이 많습니다. 그것들을 잘 통과해나가는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Q. 건축사로서 어떤 꿈과 비전이 있는지, 건축사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도심부 역세권 상업지역 정비 사업을 진행하며 실무경험을 쌓았습니다. 규모가 있는 설계라 설계 자체도 어려운데 자본, 도시관리, 문화재, 주민갈등 등으로부터 사업이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건축이 낭만적이지 않고 어렵다는 것을 일찌감치 체감했습니다. 그때부터 저만의 건축관이 생겼습니다. 건축사는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고, 문제를 설계안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시공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요. 그리고 건축계획에 있어 용도와 용적이 매우 중요하고, 그것이 곧 사업성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조금 더 나아가 도시 경관까지 가꿀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더해진 생각은 사업에서의 건축사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과 문제를 해결하는 타이밍의 중요성이었습니다. 올바른 판단을 해야 프로젝트가 안전하게 순항할 수 있다는 생각이 더해졌습니다. 이러한 건축적 생각이 사무소 개소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건축을 전공하고, 실무 경험을 쌓는 동안 다른 사람들과 함께 교류하며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개소 이후부터는 혼자서 일을 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건축사협회를 통해 정보 교류를 하고, 교육을 수강하는 게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수강할 수 있는 강의의 종류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장곡동 아리스타.(설계=변희영 건축사, 용한 건축사사무소)
장곡동 아리스타.(설계=변희영 건축사, 용한 건축사사무소)


Q. 업계에 몸담으면서 느낀 애로사항, 업무 시 불편사항 등 제도적 개선점을 제시한다면?
업무대가를 산정하는 일이 가장 어렵습니다. 더불어 초반 상담 이후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어려움 중 하나입니다. 업무대가를 놓고 가격경쟁을 할 것인지, 품질경영을 할 것인지 스스로 고민하게 됩니다. 민간 건축설계 대가 기준이 마련된다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선·후배 등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의 경제성장과 도시화의 흐름 속에서 건축은 주류 산업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건축사의 지위와 보상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성장 시대인 근래에는 일거리보다 일하고자 하는 사람의 수가 더 많습니다. 정부에서 미래산업을 만든다고 육성한다고 하지만 그 일들이 소형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저에게까지 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가 속한 산업의 미래가 예전만큼 밝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건축설계는 창의력에 기반을 둔 전문직이기에,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에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래를 선도하는 것은 창의적인 사람들이라고 하니까요. 어려운 시기이지만 선후배, 동료 건축사님 잘 버티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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