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을 하며 공간을 설계하고 있는 학생들

2007년도에 실시된 입학사정관제의 일환으로 서울시 소재의 몇몇 대학이 고3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건축캠프’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건축학도가 건축사를 지망하는 수험생에게 1대1 멘토가 되어주기도 하고, 대학 교수가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강연을 하기도 한다. 또한 주제를 선택해서 학생들 스스로 작품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대부분의 건축캠프들은 봄과 여름에 진행된다. ‘건축이란 무엇인가’ 혹은 ‘건축사라는 직업’에 대해 학생들에게 소개하려는 의도도 있겠지만 실기우수자전형, 미래인재전형 등의 이름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나름 치열한 대회이기도 하다. 지난 1월 11일 서울시립대학교에서는 80여명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루 동안 건축캠프를 진행했다.

이번 캠프는 우열을 겨루어 학생들을 선발하려는 대회라기보다는 건축학부와 건축사에 관심은 많지만 정보가 부족한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고자 하는 순수한 목적으로 개최됐다. 멘토를 자처한 20여명의 학부생들은 각각 4명의 고등학생들과 함께 움직이며 캠퍼스 투어를 하고, 설계실을 구경시켜 주기도 했다. 또한 수험생들의 고민도 들어주고, 고3 생활과 대학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빛과 색깔이 있는 공간’이라는 조별과제 프로젝트 시간에는 ‘걸어서 하늘까지’, ‘나만의 아지트’ 등 다가가기 쉬운 주제를 설정해서 나만의 작품을 표현하는 기회가 됐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홍성천 건축사((주)엑토 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K12 건축학교장)를 만나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이번 캠프로 학생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했습니까?

우선 지원한 학생들 대부분 건축에 관심이 많고 유명한 건축사들의 작품에 흥미 있어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건축사가 되는지, 어떻게 건축사들이 작업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친숙하고 눈높이에 맞춰 영화 ‘건축학개론’의 주인공인 건축사가 일하는 장면을 보여주거나, 특정 장소에서 어떻게 건물이 지어지는지를 소개 했습니다.

 

▲ 직접 만든 공간을 프리젠테이션 하는 모습

학생들이 직접 공기를 넣은 비닐 튜브로 1대1 스케일의 공간을 만드는 조별과제를 기획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요?

기본적으로는 건축이 거창하고 먼 이야기의 무언가가 아닌, 친숙하고 쉽게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였으면 해서 조별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비닐 튜브를 이용해 공간이 구조적으로 어떻게 지지되는지 확인하는 체험이었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 공기를 넣어야 버티고, 어느 지점에서 튜브의 방향을 바꿔야 하는지 조원들과 토론해보는 과정이 포인트였습니다. 하나의 건축물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토론과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죠. 또한 1대1 스케일의 모형을 직접 설계하고 만들어 그 안에 들어가 보면 공간감을 보다 확실하게 체험할 수 있게 되니까 색다른 경험이 될 거라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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