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공간-도시 관계 연결·회복시키는 건축
“지역 공공건축 발전에 기여하고파”

박영교 건축사·웨이브 건축사사무소(울산광역시건축사회)
박영교 건축사·웨이브 건축사사무소(울산광역시건축사회)

Q. 건축사사무소 개소 소감과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서울 소재 사무소에서 잠시 근무했으나, 대부분의 시간은 고향인 울산 소재 사무소에서 보냈습니다. 목표보다 조금 이르게 건축사 자격시험에 합격했고, 2022년 아내의 출산을 앞두고 사무소를 개소했습니다. 퇴사 전 마지막으로 진행했던 민간 프로젝트의 건축주와 인연이 이어져 개소 직후 신축 프로젝트를 맡았습니다. 운 좋게도 첫해에 공모전 당선과 입상 등의 성과도 거뒀습니다

Q. 건축사로서 어떤 꿈과 비전이 있는지, 건축사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청소년기에 건축 관련 책을 접하고 언젠가 집을 짓고 싶다는 막연한 꿈으로 건축사를 생각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건축사가 되었고, 아내도 건축사인 만큼 치열하게 ‘우리의 공간’을 설계하고자 하는 큰 꿈이 생겼습니다. 소소하게는 자녀들에게 저 건축물은 아빠, 엄마가 설계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좋은 건축물을 설계하고, 지역에 뿌리내린 건축사로서 지역 공공건축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양정동 청년희망주택(설계·사진=박영교 건축사·웨이브 건축사사무소)
양정동 청년희망주택(설계·사진=박영교 건축사·웨이브 건축사사무소)

Q. 업계에 몸담으면서 느낀 애로사항, 업무 시 불편사항 등 제도적 개선점을 제시한다면?

설계공모에 당선되더라도 실시설계 과정에서 당초 제안했던 계획안이 원안대로 진행되지 않고, 여러 외부 변수로 인해 변경되는 경우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요구 추가, 예산 조정, 실무부서의 검토 과정 등에서 일정 부분 변화를 수용하는 것은 건축사의 업무입니다. 그렇지만 초기 계획의 핵심 개념이나 공간 구조가 흔들려 당선안의 의미가 무색해질 정도로 전면적인 수정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어, 건축사로서 제안한 아이디어의 책임감과 자긍심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됩니다. 건축사의 창의성과 공공건축의 품질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설계안의 일관성을 지켜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선·후배 등 동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작은 마을회관 하나가 동네 어르신들의 일상에 따뜻한 변화를 줄 수 있고, 조그마한 보육시설이 아이들과 부모에게 기억에 남는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느낍니다. 건축은 짓는 일이 아니라 사람과 공간, 도시 사이의 관계를 연결하고 회복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건축사는 또 방문하고 싶은 건축을 고민하고, 건축이 가진 사회적·정서적·문화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건축사의 무게와 책임을 잊지 않고 좋은 건축을 향한 고민을 동료 건축사들과 함께 이어가고 싶습니다. 선배 건축사분들께는 초심을 지키는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며, 후배 건축사분들께는 한 걸음씩 나아가며 자신만의 건축 언어를 만들어가기를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