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의 특정 자치구에서는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건축물 탐방’이라는 색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2년 동대문구가 최초 시행한 건축물 투어 프로그램은 2013년 강남구로 이어져 운영되고 있다. 강남구청 건축과와 서울특별시건축사회 소속 강남구건축사회의 협약으로 성사된 ‘아름다운 건축물 토요탐방’은 방학을 제외한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총 6회가 실시되었다. 건축사들의 재능 기부로 진행됐으며, 설문조사 결과 참여 학생들은 높은 만족도를 느꼈다고 답했다.
단순히 탐방을 했다는 사실보다는 탐방 프로그램을 통해서 학생들이 무엇을 전달받고 느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이와 같은 양질의 프로그램이 다른 지역에서도 운영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5회 토요탐방(2013년 11워 9일 진행)을 진행한 김영택 건축사(해안건축 2본부 소장)를 만나보았다.
어떤 계기로 프로그램의 해설 건축사로 참여하게 됐습니까?
강남건축사회의 제안이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건축을 가장 쉬운 방법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예상보다 건축사라는 직업 자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획일화된 학교 교육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이 즐겁게 향유할 수 있는 미래의 직업을 고민한다는 것, 특히 그 속에 건축사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기뻤습니다.
건축에 관심이 있는 학생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습니까?
저는 일산의 복합상업건물인 ‘원마운트’를 안내했습니다. 건축이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잘 디자인된 즐거운 소모품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 보다 친숙하고 편안한 면모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건축은 결코 건축만의 고유한 것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것, 다른 예술분야와 같이 다양한 경험의 축척과 일상의 노하우들로 버무려져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 대지 말고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프로그램 관련 설문조사 결과 중 일부 학생들은 시간이 짧아 아쉬웠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동의합니다. 토요일마저도 학원수업으로 하루를 보내는 일부 학생들에게는 짧은 탐방시간도 부담스러워 보였습니다만, 그래도 예정됐던 건축물 체험(시간과 안전문제로 취소)은 시간이 길어지더라도 진행됐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건물의 주요 용도를 체험하지 못하면 건축물을 제대로 탐방해 본 것이 아니죠.
추후 진행될 프로그램을 위해 경험자로서 전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건축사라는 직업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차라리 회사로 초대해서 작업하는 모습을 보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토요일에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 중 하나는, 맛있는 점심이 될 수도 있다고 느꼈습니다. 하하하.
건축은 일과 즐거움이 하나 될 수 있는 분야지만 지식산업임에도 노동집약적이기도 합니다. 창작을 즐길 수 있는 사람, 내가 그린 것이 만들어진다는 것에 희열을 느낄 수 있는 학생에게는 일상적으로 작은 희생이 있더라도 건축사는 정말 좋은 직업이자 놀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