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기지, 일본군부터 한미연합사까지
조성 및 사용 주체·시기별 시설물 특성 달라
완전 반환 이후 시설물 활용 방안 모색해야
부분반환 미개방 부지 도보투어 진행
오랜 세월 군사적 요충지로 사용됐던 용산의 공간적 의미를 되새기고, 국가공원을 조성하기 위한 지형과 시설물의 조성·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토교통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은 8월 13일 서울 전쟁기념관 내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도보 투어와 함께하는 용산공원 역사·건축 이야기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날 세미나는 신주백 연세대 전문연구원, 김종헌 배재대 교수, 최호진 지음건축도시연구소장의 주제 발표와 종합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김홍렬 용산국가공원포럼 의장을 좌장으로 한 종합토론에서는 발표자가 함께 용산공원의 역사적 건축물의 현황과 의미를 살펴보고, 활용 방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먼저 김홍렬 의장은 신주백 전문연구원의 발제 주제인 ‘용산공원의 역사 이야기’에 맞춰 용산기지의 활용 방안에 대해 질문했다. 신주백 연구원은 ‘역사성’을 강조하며 한국 현대사가 언급되지 않는 현상을 지적했다. 그는 “용산 부지를 논할 때 일본군과 미군을 이야기하지만, 용산 부지만큼 한국 정치사와 밀접하게 관련된 곳이 없다”며 “한반도 근현대사의 압축적 키워드인 식민, 냉전, 독립, 민주주의를 토대로 한 역사성을 바탕으로 용산공원을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종헌 교수의 ‘용산공원의 길 이야기’라는 발제에 맞춰 실질적인 길 활용 방안에 관한 질의가 이어졌다. 김종헌 교수는 앞서 발제를 통해 ‘대동여지전도’ 등 19세기 지도에 남아 있는 용산공원 부지 내 옛길을 소개하며, 옛길 회복을 통한 보행로를 제안했다. 김 교수는“백악-세종로-남대문-후암동-용산기지 21번 게이트-미8군도를 거쳐 한강까지 이어지는 보행로를 구축하면 서울을 명실공히 ‘걷는 도시’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용산공원을 ‘치유’라는 키워드로 말하지만 땅은 치유될 만큼 훼손되지 않았기에, 일상 공간으로의 장소성 회복으로 접근하는 편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2020년부터 용산기지 내 시설물 조사를 진행해 온 최호진 소장은 시설물 활용에 관한 질의에 응답했다. 용산기지 내 시설물은 일본군 조성 시설, 미군 계속 사용 시설, 미군 조성 시설, 한국 조성 시설(한미연합사) 등 조성 및 사용 주체와 시기에 따른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최호진 소장은 “시설물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미군 기지의 관리 주체인 국토부와 기지 밖 인프라를 관리하는 서울시 간 협의가 중요하다”며 “공원이자 문화재인 이 공간에 대한 보수·보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완전 반환 이후 시설물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 용산공원조성추진단은 세미나에 앞서 전쟁기념관 동측의 부분 반환 미개방 부지 도보 투어를 진행했다. 도보 투어는 추첨을 통해 서른 명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볼링장, 멤버스 클럽, 커뮤니티 센터, 재정 지원단, 도서관, 우체국·교육센터, 서울 프렌드십 아케이드 등 미군이 사용하던 건축물을 함께 살펴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