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오 갤러리’ 150억 원에 매입…김수근 작업실 보존
최근 공개매각에서 유찰된 ‘공간사옥’이 미술관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는 서울시 원서동 ‘공간사옥’을 아라리오 갤러리에 매각한다고 지난 11월 25일 밝혔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150억 원에 공간사옥을 매입했으며, 사옥을 훼손하지 않을 것과 ‘김수근 작업실’을 보존하는 등의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리 측은 공간사옥 내부를 수리해 미술관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공간사옥을 매입한 아라리오 갤러리의 김창일 회장은 미국 미술전문지 ‘아트뉴스’가 선정한 ‘세계 200대 수집가’로,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미술품 수집가다. 김 회장은 천안 버스터미널, 천안 야우리 시네마,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서울 청담동과 천안에서 아라리오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일간지 인터뷰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건축물이자 각종 예술의 자취가 배어있는 공간사옥이 유찰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쉬웠다”며 “유서 깊은 공간 하나 제대로 품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매입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수근 건축사가 설계한 공간사옥은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사옥으로, 지난 1월 공간그룹이 부도를 맞으며 공매에 나왔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지난 11월 18일에는 김수근문화재단과 승효상 건축사 등 110여 명의 문화예술 관계자들이 “공간사옥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공공에서 공간사옥을 건축박물관으로 사용하고,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로 등재할 것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공간사옥의 문화재 등록 여부는 오는 12월 10일 문화재위원회 근대문화재분과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공간사옥이 보존될 것이라는 소식에 건축계 인사들은 하나같이 “다행이다”란 반응과 함께 “건축계가 품지 못해 안타깝다”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공간사옥은 개·보수 공사를 거쳐 내년 9월 개관될 예정이며, 김수근 건축사 관련 전시와 김 회장의 소장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