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건축사사무소를 개업 한지 5년이 지난 지금 문득 필자의 꿈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중학생 시절 텔레비전에서 멋진 건축물을 보면 단순하게도 나중에 커서 건축 관련 일을 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시간이 흘러 건축학과에 진학했고, 건축은 세분화된 각각의 전문 분야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막막함을 느꼈다. 하지만 건축설계에 대한 배움의 과정에서 건축사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그렸고, 건축사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선배님들의 열정을 보며 다시 힘을 냈다.
드디어 건축사 자격증을 손에 쥐던 날,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뻤다. 건축사 자격증은 필자에게 뭐든 다 잘 해낼 거라는 자신감을 줬었다. 하지만 자격증을 취득한 후 바로 건축사사무소를 등록하고 혼자 일을 하다 보니 현실과 꿈이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우선 처음 보는 사람, 다양한 성향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야 했다. 다음으로 단순히 아름답고 멋진 건물을 짓는 것을 넘어,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삶과 안전까지 고려해야 하는 책임감을 가져야 했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하기도 하며, 수많은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며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생각지 못한 어려움을 마주해야만 했다.
그러면서 필자는 ‘건축사라는 꿈을 이룬 것이 맞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건축사가 되는 것 자체가 꿈이 아니라 건축사는 꿈을 향한 긴 여정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어나가는 과정 자체가 꿈을 이루어가는 여정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새로운 프로젝트 앞에서 설렘과 긴장감을 동시에 느낀다.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미래의 건축 트렌드를 연구하며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한다. 이쯤 되면 건축사로서 살아가는 매 순간이 도전이고 배움이며, 성장의 기회인 것 같다.
학창 시절 꾸었던 꿈은 어쩌면 ‘멋진 건물을 짓는 건축사’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필자에게 건축사는 단순히 건물을 설계하는 사람을 넘어, 사람들의 삶을 담는 공간을 창조하고, 더 나아가 도시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사람이다.
건축사라는 꿈을 향해 달려온 시간들, 그리고 앞으로 건축사로서 만들어갈 시간들을 생각하며 다짐하게 된다. 초심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며,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축물을 만들어나가겠다고, 건축사로서 살아가는 이 순간이야말로 내가 꿈꿔왔던 삶이며, 앞으로 계속 꿈을 이루어나가는 과정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