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 건립 30년 맞아 과거·현재·미래 조망
5월 10일부터 11월 23일까지 베니스 자르디니에서 전시 개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3월 17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2025년 제19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전시계획을 발표했다. 전시 제목은 ‘두껍아 두껍아 : 집의 시간’으로, 전시는 5월 10일부터 11월 23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니 내 한국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국관 건립 30년을 기점으로 기획됐다. 한국관은 제3기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을 지낸 김석철 건축사와 프랑코 만쿠조가 공동 설계했으며, 1990년대 중반 완공 이후 베니스비엔날레의 정식 국가관으로 운영돼왔다.
전시는 한국관의 건축적 형성과 전시공간으로서의 전환, 국가관의 향후 지속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예술감독은 정다영, 김희정, 정성규로 구성된 CAC(Curating Architecture Collective)가 맡았다. 여기에 작가 김현종(아뜰리에케이에이치제이), 박희찬(스튜디오히치), 양예나(플라스티크판타스티크), 이다미(플로라앤파우나)가 참여했다.
전시는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하나는 한국관 건축의 기초 정보를 바탕으로 공간과 환경을 재구성한 전시다. 설계자와 완공 연도 등을 명시한 명제표와 함께 지하, 옥상, 주변 수목이 반영된 평면·단면도를 배치해 한국관의 구성 요소를 드러낸다. 전시 영상은 한국관을 다양한 존재의 시선으로 조망하는 구조로 구성됐다.
다른 하나는 네 명의 작가가 수행한 커미션 작업이다. 작가들은 한국관 아카이브를 조사한 뒤 장소의 의미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김현종은 한국관 옥상 공간에 조형물을 설치해 방문자가 접근 가능한 개방 공간으로 만들었다. 박희찬은 전시장 중앙에 나무와 연동되는 건축 장치를 배치했고, 양예나는 자르디니 공원의 땅속 이야기를 픽션의 형태로 구성했다. 이다미는 고양이와 나무 등 한국관을 이루는 숨은 존재들을 중심으로 전시를 기획했다.
기획진은 한국 전래동요 ‘두껍아 두껍아’를 전시의 해석 틀로 삼았다. 동요의 ‘헌 집’과 ‘새 집’ 구조, ‘물’과 ‘불’의 요소를 통해 파괴와 생성, 위기와 재구성이라는 주제를 유추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나무, 땅, 바다, 하늘 등의 자르디니 공원 자연 요소도 함께 조명된다.
전시는 오는 5월 9일 한국관 공식 개막식과 함께 ‘비전과 유산 :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년’ 특별 포럼을 연다. 이와 더불어 한국관의 전시 역사를 아우른 아카이브 북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1996–2025’도 발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