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KIRA 신입 회원에게 듣는다 - 김준섭 건축사, 비티비 건축사사무소(충청남도건축사회)
“사려 깊고 재미있는 건축물이 소도시에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저희 작업이 그런 변화를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충청남도 공주의 구도심 풍경과 걷고 싶은 분위기에 매료된 김준섭 건축사는 연고도 없는 공주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그는 도시를 산책하며 설계 아이디어를 얻고, 건축을 통해 도시와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김준섭 건축사가 그려가는 앞으로의 건축적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Q. 건축사사무소 개소 소감과 관련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어릴 적부터 건축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이유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어린 시절의 저에게 건축사는 늘 멋진 사람이었죠. 건축을 전공하고 실무 경험을 쌓으며 직업으로서 건축을 선택했지만, 직접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하고 나서야 비로소 꿈을 이뤘다는 실감이 들었습니다.
현재 비티비건축사사무소는 건축을 함께 공부한 동기와 공동 운영하고 있습니다. 둘 다 공주가 연고지는 아니지만, 구도심의 풍경과 걷고 싶은 분위기에 매력을 느껴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산책을 하며 아이디어를 나누고 브레인스토밍하는 것이 저희의 중요한 작업 방식 중 하나입니다.
Q. 건축사로서 어떤 꿈과 비전이 있는지, 건축사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건축사는 도시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건축물이라도 도시의 흐름과 연속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건축을 지향해야 한다고 봅니다. 건축이 다른 분야와 차별화되는 점은, 개인의 자산인 동시에 공공의 자산이라는 점입니다.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물이면서도 도시 문화의 일부가 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죠. 그렇기에 누군가를 놀라게 하는 건축물보다는, 마치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고 오랫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건축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있는 공주는 대도시가 아니기에, 공공건축물을 제외하면 규모 있는 설계를 맡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하지만 작은 프로젝트라도 각 대지가 가진 고유한 맥락이 있으며, 이를 통해 건축이 도시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늘 예민한 시선으로 도시를 관찰하며, 시간이 지나도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건축물을 계획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현재 신진 건축사들은 주로 설계공모를 통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안공모 등의 방식은 실적이나 경력 등 정량적 평가 기준이 중심이 되다 보니, 오히려 신진 건축사의 참여를 어렵게 만듭니다. 보다 공정한 심사를 위한 현실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실제 업계에 몸담으면서 느낀 애로사항이나 건축사 업무 시 불편사항 등 제도적 개선점을 제시한다면?
건축사사무소를 직접 운영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가치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가치는 곧 설계비를 의미합니다. 건축사의 입장에서는 설계의 가치를 증명하는 과정이지만, 건축주의 입장에서는 부담해야 할 비용이기에 그 간극을 최소화하며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시행착오를 겪으며 해결해 나가는 중이지만,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선·후배 동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희 사무소는 공주, 정읍 등 소도시에서 건축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작은 프로젝트라도 건축주의 꿈을 듣고 함께 공감하며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건축주를 만나 그들의 꿈을 함께 만들어가는 건축사가 되고 싶습니다.
또한, 소도시에도 사려 깊고 재미있는 건축물이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저희 작업이 그런 변화를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동시에 소도시에서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며, 도시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크든 작든 꾸준히 좋은 건축물을 남기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사랑하는 도시의 대표적인 공공건축물을 설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