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건축사(사진=이주형 건축사)
이주형 건축사(사진=이주형 건축사)

‘관공서처럼 생겼다’라는 표현은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익숙한 말이다. 현재 건축 경기가 침체되면서 많은 건축사사무소들이 설계공모에 참여하고 있는데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표현이라 언급하기로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한 손에 꼽힐 정도였던 설계공모 참가 팀 수가 이제는 백 팀에 가까워졌다. 이러한 변화는 설계공모에 참여하는 제안들이 더욱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변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젝트 서울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공모 웹페이지에서는 당선안을 아카이브로 제공하고 있으며, 많은 건축사사무소들은 이 자료를 참고해 성공적인 설계안의 경향을 분석하고 있다.

당선안을 연구함으로써 다른 건축사들의 깊이 있는 생각과 기획을 배울 수 있다. 일부 프로젝트는 공공건축으로서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때때로 당선 기준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례도 존재한다.

대부분의 설계공모는 공공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야 하는데, 그래서 당선 기준은 공공에 얼마나 가치 있는 건축을 제공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과정에서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적인 계획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공공에 이로운 건축을 점차적으로 만들어 나가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아직도 상당수 당선안은 기존 관행을 여전히 답습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발주처에서 제공하는 심사위원의 의견은 특정 프로젝트의 맥락을 벗어나 일반화된 평가로 귀결되기 일쑤인 것 같다.

아이디어를 실현하고자 하는 젊은 건축사들은 공공 프로젝트의 기회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설계공모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 공공건축이 진화하기 위해서는 매번 비슷한 제안이 아닌, 차별화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치 있게 평가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열린 심사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심사위원의 전문성 또한 중요하다. 주관적 판단이 객관성을 잃는 문제가 존재할 수 있어 심사 과정과 제안 결과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공개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도 일부 심사 과정이 공개되지만 그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공공을 위한 프로젝트라면 그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며, 그래야만 설계공모가 진정한 공공을 위한 건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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