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건축사 지원 강화, 해외 프로젝트 도전의 디딤돌 마련
2025 아시아건축사대회, 글로벌 협력의 장으로 준비 중
“역량 있는 신진 건축사 디자인 해외에 활발히 소개할 것”
한국 문화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우리 건축의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시기를 맞아 국제위원회는 건축을 매개로 다채로운 국제 협력을 개진 중이다. 협회의 국제 교류 가능성을 넓히기 위해 노력 중인 국제위원회의 방향과 지향성을 들어봤다.
Q. 위원회의 소개와 주요 운영 계획이 궁금합니다.
국제위원회는 대한건축사협회의 외교 부서라 할 수 있습니다. 국가와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건축은 이제 국제적인 연대가 필요한 활동으로, 그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전 세계가 당면한 인간 정주 환경의 현안인 기후 변화에 대한 건축의 대응, 재해 예방과 난민을 위한 건축 활동, 건축사들의 사회 봉사 활동을 촉진하는 동시에 건축사의 역할을 대중에게 알리고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서도 국제적인 연대와 협력은 필수입니다.
우리 협회도 다양한 국제 관계 협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시아 22개국 건축사 단체의 협의체인 아시아건축사협의회(ARCASIA), 한중일건축사협의회, 한국건축단체연합인 FIKA를 통한 전 세계 건축 단체인 UIA(Union Internationale des Architectes) 활동 등이 있습니다.
국제위원회는 위원장, 도규태 부위원장, 임수현 총무위원을 비롯해 총 8인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국제위원회는 오랜 기간 꾸준히 해외 건축인들과 교류해 온 경험과 안목이 중요한 만큼, 자문위원들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자문위원으로는 ARCASIA Zone C 부회장을 역임하신 신춘규 건축사, 2017년 UIA 서울 대회를 위해 봉사하신 오동희 자문위원, 유승열, 배한선 건축사 등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Q. 2025년에는 대한건축사협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인천 아시아건축사대회가 개최됩니다. 아시아건축사대회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요?
대한건축사협회가 2025년 60주년을 맞이하는 것처럼, 아시아건축사협의회(ARCASIA)도 비슷한 시기인 1967년에 창립된 단체입니다. 아시아건축사협의회는 인도 뉴델리에서 영연방 건축사 단체로 출발했다가, 점차 아시아 각국의 건축 단체가 합류하면서 지금과 같은 22개국의 회원국을 둔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건축 단체로 성장했습니다. 현재는 건축 실무, 건축 교육, 친환경, 사회 공헌, 신진 건축사 위원회 등 5개의 위원회가 운영 중입니다. 아시아건축사협의회는 매년 각국에서 건축 관련 심포지엄이나 세미나를 진행하며, 교차 방문을 통해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전문적인 모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협회와 인천시는 ‘더 나은 미래, A Better Tomorrow’를 주제로 내년 9월 8일부터 12일까지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제21회 아시아건축사대회를 개최합니다. 인천은 지난해 9월 21일 필리핀 보라카이섬에서 열린 제20회 아시아건축사대회(ACA 20)에서 만장일치로 차기 개최지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제21회 아시아건축사대회에서는 기후 변화와 탄소 중립 건축에 대한 대응, 점점 빈도가 높아지는 자연재해 대처 방안, 시민들에게 질적으로 우수하고 안전한 건축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논의할 예정입니다. 특히 대한건축사협회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행사인 만큼, 전국 17개 시도건축사회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AIA 플로리다 디자인 어워드 심사를 국내에서 진행했던 점 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처럼 건축을 매개로 추진 중인 국제 교류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연이 있던 미국 건축사들을 통해 올 초 AIA 플로리다 연례 건축상 심사위원으로 위촉됐습니다. 심사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며, AIA 플로리다 측에서 자신들의 건축상을 한국 건축사에게 심사를 맡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는 한국 문화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건축의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심사는 지난 6월 AIA 플로리다 관계자가 방한해 서울에서 진행됐습니다. 심사에 참여한 건축사들이 적극적이고 공정한 심사 과정을 통해 훌륭한 작품들을 선정했으며, 최근 수상식도 진행됐습니다. AIA 플로리다 디자인 어워드 심사는 우리 건축계가 지금까지 얼마나 발전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보여준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국제위원회 위원들 중 일부는 타국의 건축 문화제에 초대돼 강연과 작품 소개를 하고, 국내외 대형 공모전에서 입상하는 등의 성과를 내며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위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은 협회의 국제 교류 가능성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한다고 봅니다.
앞으로 국제위원회는 역량 있고 뛰어난 실력을 갖춘 신진 건축사들의 디자인을 해외에 활발히 소개하고, 이들이 향후 해외 프로젝트에 도전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내년 아시아건축사대회 포럼에서 각국의 신진 건축사들의 작품을 발표하는 Young Architects 섹션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한국과 아시아의 신진 건축사들이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아시아 신진 건축의 미래를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Q. 회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은 왜 프리츠커상을 받지 못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으실 겁니다. 제도와 사회 탓을 하다 보면 끝이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올해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한강 작가의 수상은 단순히 소설이나 시집 한 권이 인기를 얻어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2016년 맨부커상 국제 부문을 수상했고, 그 후 노벨상이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는 단 한 번의 승부가 아니라, 긴 안목을 가지고 한 걸음씩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건축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우리나라의 문화 융성의 조건이 점차 갖춰지고 있는 만큼, 끈기 있게 자신의 길을 만들어 온 건축사들에게도 결국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국제 교류에서 우리를 알리고 자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시아와 세계의 건축인들을 열린 마음으로 대하고 배우며 서로 교류하다 보면, 우리가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국제위원회는 그날을 위한 초석이 되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