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와 ‘건축가’의 명칭을 둘러싼 논쟁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기본적으로 대한건축사협회는 ‘건축사’가 공식적으로 설계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칭하는 명칭이라 인정한다. 모든 국민이 ‘건축가’라는 모호한 단어 대신, ‘건축사’라는 건축사법에 명기돼 있는 단어를 사용하게끔 노력해야 한다. UIA에서도 ‘Architect’의 정의에 ‘Licenced’ 즉, 공식적인 인증을 받은 사람을 의미한다고 명기돼 있다. 그러므로 ‘Architect’의 사전적인 의미는 ‘건축사’가 맞으며, 이론적으로 건축사와 건축가의 모호한 경계는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인 상황을 살펴보면 모든 사전에 ‘Architect’는 ‘건축가’라고 표현돼 있으며, 각종 매체나 서적에서도 ‘건축사’라는 단어보다도 ‘건축가’라는 단어를 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대한건축사협회에서는 가능한 한 ‘건축사’라는 표현을 써 달라고 각종 언론에 요청을 하고, 또 정정보도 신청을 하고 있지만, 일반 국민들의 인식 속에서 건축가를 지우고 건축사를 인식시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전임 회장 임기 중에는 ‘건축가’라는 단어를 터부시해서 모든 문건에 ‘건축가’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일도 여러 번 있었다. 이렇듯 명칭에 대한 첨예한 갈등을 가져오는 대한건축사협회의 입장은 ‘건축사’와 ‘건축가’의 표현을 놓고 전 건축계를 양분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건축사’는 국가의 공인자격을 취득한 명실상부한 법적인 주체로, ‘건축가’는 언론매체와 출판을 통해 국민들의 인식 속에 더 친근하고 자주 접하는 일반명사로 인정해주는 여유로움이 필요하지 않을까? 2017년 UIA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건축계가 단합하고 힘을 모아야 하는 지금, 명칭 문제로 건축계가 반목하기보다는 대승적인 화합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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