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설계 공공부문 대가기준, 1993년 이후 변화 없어
대가기준 일원화·가이드라인 마련, 공사비 요율 상향 필요

설계·엔지니어링은 고부가가치 ‘지식서비스산업’
국토부 관계자, “설계 과정의 무형 노력 구체화가 합리적 대가 마련에 기여”

‘설계·엔지니어링 사업대가 정상화’를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론(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설계·엔지니어링 사업대가 정상화’를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론(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E&E포럼 제5차 세미나가 설계·엔지니어링 사업대가 정상화를 주제로 1119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에서는 사업대가 정상화의 중요성, 현황, 문제점을 조명하며 주제발표와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주제발표를 맡은 고려대학교 건축사회환경공학부 조훈희 교수는 설계·엔지니어링 산업을 지식서비스산업으로 정의하며, “동일한 규모의 용역을 수행하더라도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현실과 괴리된 현행 대가기준은 저품질 설계, 안전 문제, 기술력 저하, 인재 이탈, 비효율적 공사비 증가, 국내 산업 경쟁력 약화 등의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적정 사업대가의 확보가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해결 방안으로 대가기준의 일원화, 가이드라인 제정, 공사비 요율 상향 등을 제안했다. 그는 기획재정부의 예산편성지침 요율과 산업통상자원부의 고시 요율을 일치시켜 저가 발주를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설계엔지니어링 대가기준 가이드라인 제정을 통해 민간 부문의 대가기준 준수를 유도하고, 서비스 가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정 대가기준 준수로 설계 품질과 안정성이 향상되고, 사회적 비용까지 절감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공공 분야 엔지니어링 설계 부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계 분야 발주 금액은 산업통상자원부 고시 기준 대비 약 84.7%에 불과했다. 전체 표본의 약 70%는 고시 금액 미만으로 발주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4년 대비 2023년 업계 매출원가율은 약 11.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률은 약 23.7% 감소했다는 통계를 제시하며 인건비와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공사비 요율의 상박하후 구조를 개선하고 사업대가의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조훈희 고려대학교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가 E&E포럼 제5차 세미나에서 ‘설계·엔지니어링 사업대가 정상화’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고려대학교 건축사회환경공학부 조훈희 교수가 E&E포럼 제5차 세미나에서 ‘설계·엔지니어링 사업대가 정상화’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패널토론에서는 사업대가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다. 토론에는 대한건축사협회 안충환 부회장,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 안정훈 부회장,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이문호 본부장,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강태경 선임연구위원, 국토교통부 기술혁신과 권미정 과장이 참석했다

대한건축사협회 안충환 부회장은 “3년 또는 5년 주기로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대가기준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현재 건축설계 공공부문에 적용되고 있는 대가기준이 1993년 제정된 내용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현실과의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 안정훈 부회장은 세계 각국은 엔지니어링 혁신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아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꼬집으며, 대가기준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이문호 본부장은 발주청이 입찰공고를 낼 때 설계 내역서를 공개하도록 하면 무보수 설계나 저가 수주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발주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강태경 선임연구위원은 사업대가 현실화를 위해 정교한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의 요율이 상이한 만큼 이를 통합하기 위한 논리적 근거를 개발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국토교통부 기술혁신과 권미정 과장은 국토부와 재정 당국 모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며,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설계 과정에서의 무형적 노력을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한다면 기획재정부를 설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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