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군 옥정호 붕어섬. 이른 새벽녘에 헤드랜턴을 켜고 안개가 자욱한 '국사봉'의 가파른 경사길을 오르니 아침노을이 운해로 둘러싸인다. 빛이 내리자 솜사탕 같던 운해가 서서히 실타래처럼 흩어지면서 호수 위 붕어섬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황홀하고 신기한 풍경이다. 울긋불긋 물든 단풍 너머로 천상과 지상의 경치를 한눈에 보고 있노라니 신선이라도 된 듯 몸이 가볍다.
정병협 건축사 · 나은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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