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국토교통위원회 민홍철 의원실 주최, 대한건축사협회 주관, ‘2024 국회토론회 건축사 자격제도, 이대로 좋은가’
건축사 자격제도 개선, 업계 생존과 경쟁력 확보 관건
실무 중심 자격 개선으로 건축 생태계 활성화 기대
건축사 면허제 도입 논의, ‘전문성과 경쟁력 강화 차원’
건축사 자격제도의 개선을 촉구하는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건축사들은 생활공간 설계를 통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생업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제도적 미비점이 존재하며, 더 높은 전문성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의원(경남 김해시 갑)의 주최로 대한건축사협회가 주관해 진행됐다.
11월 5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토론회는 ‘건축사 자격제도,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건축사 자격제도의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고, 자격시험제도 개선을 통한 건축 전문 인력 양성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1부에서는 중앙대학교 이정형 교수의 주제 발표가, 2부에서는 건축사 자격제도에 관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먼저 민홍철 국회의원의 개회사가 있었다. 민홍철 의원은 “현재 건축사 자격제도는 건축학과 공학의 분리, 인증·비인증 대학 지정에 따른 전문 인력 양성 시스템의 문제, 엄격한 응시 자격으로 인한 인력 이탈과 감소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업계와 연구기관, 학계, 그리고 정부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제도가 선진적으로 개선되길 바라며, 교육부와 교육위원회와의 협업을 통해 문제를 공유하고 입법을 포함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권영진 국회의원(대구 달서구병)의 축사가 있었다. 권영진 의원은 “건축은 도시와 국가의 문화이자 품격”이라며 “공공재인 건축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인재 양성 제도를 깊이 있게 검토해야 하며, 제도 개선에 필요한 일이 있다면 기꺼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대한건축사협회 김재록 회장은 “건축사는 도시와 사회를 더욱 아름답고 안전하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건축사 자격제도는 이 중요한 역할을 반영해 우수한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양성할 수 있도록 발전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의 건축사 자격제도와 양성 시스템이 우리의 기대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며, 실무경력을 인정하는 등 실질적인 변화의 흐름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제 발표를 맡은 중앙대학교 이정형 교수는 현행 건축사 자격제도가 크게 세 가지 논의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 5년제 건축학 인증 졸업자 외 응시 제한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으며, 둘째, 설계 중심의 교육으로 인해 기술 지식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 셋째, 건축물 안전사고 발생에 따른 국민 인식 제고로 관련 법 개정이 빈번해지고 있어 건축사의 역할과 전문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정형 교수는 실무수련 자격을 완화해 다양한 건축인재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일정 실무경력 및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람에게 실무수련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기존 5년제 대학만 건축학 인증을 받게 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대 및 4년제 대학 졸업생에게 별도의 개별 검증을 통해 응시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5년제 건축학 인증 졸업자와 동등한 자격을 갖추면 실무 수련 또는 실무 경력을 거쳐 건축사 자격시험 응시 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비인증 대학 졸업자도 5년의 실무 경력과 3년의 실무 수련을 통해 건축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교육 과정에서도 설계와 공학 과목의 균형을 강화하고, 실습과 이론 교육이 병행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건축사의 역량 강화를 위해 면허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이정형 교수는 “공무원, 도시계획, 건축물 감정, 건축물 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역량을 갖춘 건축사를 배출하려면 실무 경력을 통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루트를 마련해야 한다”며 “또한 사무소 개설 시 건축사 자격을 취득하도록 해 사무소 경영 능력과 실무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 “현재 업계는 인력조차 구할 수 없는 현실,
응시자격 확대가 바람직한 방향”
2부 패널 토론은 전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이었던 아주대학교 제해성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으며, 김창성 협성대 교수, 노승범 한양대 교수, 유준호 대한건축사협회 부회장(에이그룹인터내셔날 건축사사무소), 오혁근 대한건축사협회 총무이사(건축사사무소 프로브), 김은희 건축공간연구원 연구위원, 박철현 MBC 기자, 소성환 국토교통부 건축문화경관과장이 참여했다.
김창성 교수는 “인증대학과 비인증대학 간의 영역 싸움이 아닌, 발전적인 건축 설계 산업의 미래를 위해 5년제 건축학 인증 제도의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승범 한양대 교수는 “인증 제도 운영 과정에서 융통성 있게 운영되지 못한 점은 시사점이 있다”며 “현재 건축대학원이 제대로 운영되는 곳이 두 군데밖에 되지 않는 현실을 고려할 때, 비인증 기관을 졸업한 학생들에게도 길을 열어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다만, 노승범 교수는 발제자가 제안한 면허제도가 자칫 업계에 입문하려는 젊은 건축사들이 사무소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허들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유준호 부회장은 이정형 교수의 주제 발표에 적극 동의하며, “현재 업계는 인력 수급조차 어려운 상황이다”며 응시자격을 확대하고, 구조와 안전 등 기술 과목 강화를 지향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시험 자격의 봉쇄는 장기적으로 건축 생태계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혁근 총무이사 또한 “5년제 인증이 교육의 질을 높인 점은 인정하지만, 운영이 한정적이고 편협했으며, 실무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업계의 요구와 제도 간 불일치가 있었던 만큼, 다양성을 열어두고 유연하게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건축공간연구원의 김은희 연구위원은 건축 설계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무소가 줄어들고, 수주 건수도 5% 이상 감소하며, 퇴사자 수가 3배가량 증가했다는 건축 서비스 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환기하며, “교육 방향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된 만큼, 실제 기능에 맞는 건축사 자격제도의 변화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 실무 수련 조건을 다양화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BC의 박철현 기자는 건축사 자격제도와 관련된 내용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살펴봤다며, 사법시험 폐지 과정에서 있었던 기본권 침해 판결을 언급했다. 그는 “건축 업계에서도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볼 수 있다”며 “피해를 보는 이들을 위해 이제는 제도 개선을 고민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끝으로 국토교통부의 소성환 건축문화경관과장은 “국가 간 상호 인증이 이뤄지지 않은 문제가 있지만, 5년 인증제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4+2, 4+3과 같은 방식으로 길을 열어주는 것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고, 실무 수련을 통해 배워야 할 내용을 객관화하기 위해 매뉴얼화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소성환 과장은 “현재 시험 제도를 법률적 이해와 실무 수련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개편하기 위해 용역을 시작했으며, 2027년 시험부터 이를 활용할 계획이다. 인증원의 프로그램 또한 건축사의 전문성과 연결되므로 더욱 꼼꼼히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건축이론과 설계에 대한 가치관이라도 있어서 아뜰리에는 살아간다고 봅니다. 그거마저도 자본주의 잠식되어 사라지기 바라시고 도시와 건축의 변화없이 아파트만 바라신다면 5년제 폐지하시고 자격 남발하면 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