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진 건축사(사진=임유진 건축사)
임유진 건축사(사진=임유진 건축사)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단체에 비전공자들도 간혹 있기에..)들을 만난 지는 3년째이다. 우연한 기회에 활동하게 되었던 지역건축사회 한 위원회 덕분이었다. 강의나 수업을 하지 않던 터라 학생들을 만날 기회는 특별한 모교 행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그리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더더구나 없었다. 오랜만에 학생들을 만난다는 것에 일종의 설렘 같은 것이 있었는데, 아마도 학교 생활했던 때 즐거운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많이 바뀌었겠지만, 마음만은 학생들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만나고 지내 온 학생들은 내가 상상했던 모습 그 이상이었다. 우리 때의 모습보다 훨씬 크고 열린 생각들을 하고 있었고,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도 있고, 나아가야 하는 방향도 확고했다. 

단순 학생 모임에서 끝나지 않고, 시기마다 각종 건축 행사에 참여하기도 하고, 주체가 되어 학생들만의 행사를 만들어서 진행하기도 하였다. 학생단체이지만, 조직의 형태도 갖추고 있고 행사가 있을 때는 개개인의 특기를 발휘하여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일사불란하게 처리하고 있었다. 

처음 만날 당시 부산광역시건축사회에서는 지역의 특별한 건축문화 창달, 건축 분야 유능한 인재 발굴 등 지역사회에 조금이라도 건축사가 가진 능력을 환원하고자 하는 취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이런 취지와 학생단체의 목적이 잘 맞물렸던 것 같다.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 효과를 주게 되면서 많은 회의와 협의를 통해 ‘부산학생건축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심포지엄, 전시, 강연 등의 행사를 지난 2년간 치렀고, 올해로 3년째를 맞고 있다. 같이 진행했던 행사의 횟수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규모도 커지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에 큰 성취감을 느꼈다.

처음에는 내가 학생들에게 사회적 경험이나 연륜 등으로 더 많은 조언을 주고 행사의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학생들의 패기와 열정, 행사 진행 모습을 보면서 더 많이 배우지 않았나 싶다. 

올해 행사는 또 다른 분들의 도움으로 인해서 더 많은 내용으로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되지 않을까 한다. 아무것도 없었던 것에서 어떤 것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을 일일 터인데, 시기적절하게 서로가 만나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고, 새로운 것을 하나씩 만들어 가고 있다. 아직 완성된 모습도 아니고,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서로 성장해 가면서 점점 틀을 만들어 갈 것이다. 어려웠던 시기에도 적지 않은 성장을 이루었으니 앞으로 일이 더욱 기대된다. 

모두가 어렵다고 힘들다고 말하는 부정확한 미래이지만, 끝없이 계속되는 것. 학생들을 통해서 건축의 미래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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