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선미 건축사(사진=허선미 건축사)
허선미 건축사(사진=허선미 건축사)

‘AI가 건축사를 사라지게 할까?’라는 질문의 단계는 이미 뛰어넘었다. AI, 나아가 생성형 AI는 더 이상 우리를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오늘날 건축사들의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작업을 줄여주고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로서 더 창의적이고 고유한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협업의 대상이 되었다. 초기 설계 단계에서 아이디어를 브레인스토밍하거나 콘셉트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보고서·제안서·이메일 등 다양한 문서를 작성, 편집하는 데 유용할 뿐만 아니라 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건축사와 관련된 최신 트렌드, 기술, 재료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지속적인 학습을 지원할 수도 있고, 고객 만족도를 향상하는 데도 크게 기여하는 등 그 가능성을 다양한 영역에서 증명하고 있다. 다만, 인공지능에 대한 선입견이나 혹은 잘못된 지식과 정보로 인해 해외와 비교해 봤을 때 아직 국내 건축 업계에서는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ChatGPT-4o, Midjourney, Stable Diffusion, LookX AI 등 AI 도구들의 버전업이 활발한 만큼 기대하는 수준의 완성도도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생성형 AI는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로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BIM이 등장하던 때보다 훨씬 더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게 될 것이다.

시라큐스 건축대학의 Emily C.S. Pellicano 교수는 “생성형 AI는 건축사의 작업 방식, 즉 기존의 건축 설계 단계와 탐색 수단을 바꿀 뿐만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보고, 이미지화하고, 상상하는 방식까지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궁극적으로는 미래 환경을 조성하고 설계하는 방식까지 바꿀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떤 방향에서는 우리가 생각지 못하는 새로운 관점으로, 생성형 AI가 인간고유의 창의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영역을 확장시켜 창의성의 새 지평을 열어주는 훌륭한 협업 파트너로서 동행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미 발 빠른 건축사들은 건축 디자인 과정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각화하고, 다양한 디자인 옵션을 탐색하는 데 AI 도구들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건축사들은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을 절약하면서도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설계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몸소 증명해주고 있다.

이제는 생성형 AI가 건축 프로젝트의 복잡성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며, 혁신적인 방법을 도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활용하는 것이 건축분야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산업분야 중 가장 발전이 느린 곳이 건축분야라고 손 놓고 있던 시대는 지나갔다. BIM을 도입할 때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AI에 친숙해져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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