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노블로 전하는 건축 이야기 - ‘아빠, 건축이 뭐예요?’ 출간
방대한 건축사 그래픽노블로 다룬 ‘아빠, 건축이 뭐예요?’
건축주가 안목 갖고 건축사 후원하며 발전한 건축 역사
전통건축 요소 현대건축에 적용 위한 관련 법 개정 필요
“건축이 쉽게 이야기 될수록 저변 확대될 것”
차태권 건축사의 저서 ‘아빠, 건축이 뭐예요?’가 출간됐다. 방대한 건축 역사를 그래픽 노블로 다룬 이 책은 건축사뿐 아니라 세대를 넘어 건축에 관심 있는 모든 이가 읽기 편한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건축은 시대의 산물’이라는 의미가 잘 전달된다. 차태권 건축사를 만나 기획 의도 등을 들어봤다.
“건축사 실무를 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건축사가 혼자서 건축을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건축사보다 건축주의 역할이 더 중요할 때도 있습니다. 건축 역사의 발전 과정을 보면 건축주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건축하는 경우도 있지만, 건축주가 안목을 갖고 건축사를 후원하는 과정을 통해 건축이 발전해왔습니다. 한국에도 실력 있는 건축사가 많습니다. 그들을 알아보고 건축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건축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관점에서 책을 썼습니다.”
‘아빠, 건축이 뭐예요?’는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도서이지만, 건축의 인문학적 배경을 담아 누구나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차태권 건축사가 프랑스에 거주하며 5년여 간 운영해 온 도시건축디자인 웹진을 기반으로 출판사의 출간 제의로 시작됐다. 1년 정도 집필 후, 그래픽 노블을 주로 출간하는 출판사의 성향에 맞춰 구성 작업 등이 2년 동안 진행됐다.
“건축은 시대의 산물입니다. 건축물에는 시대상이 반영되어 있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 건축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전 시대부터 쌓아온 건축적 요소를 현대 건축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것이 건축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법이 개선되어야 건축의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디자인적인 면을 추구하지만, 가장 중요한 내부는 예전 방식을 고수하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책의 첫 챕터에 건축의 기본 3대 요소인 구조, 기능, 미를 넣은 것도 이러한 이유입니다.”
차태권 건축사는 건축 관련 법 개정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안해 왔다. 그는 이것이 건축사가 자신의 건축 철학을 설계에 반영하기 위한 토대라고 말한다. 면적 위주의 규제는 오히려 설계의 다양성을 제한한다고 본 것이다. 그는 전통 건축의 요소를 현대 건축에 접목시키면서 발전하고 이를 법과 제도로 지원한 일본의 사례를 들었다.
“한국의 건축 관련 법은 일본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유사한 법체계 하에서 일본이 건축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일본 건축이 큰 흐름을 가지고 연속적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메타볼리즘(Metabolism)도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죠. 건축사가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건축을 하면 사회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후원하면서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반면, 한국은 세대를 이어 발전하기보다는 단편적인 경향이 커서 아쉬웠습니다.”
건축의 발전을 위해 건축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차태권 건축사. 그는 이번 책이 건축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많은 이들이 건축을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건축이 쉽게 이야기될수록 건축의 저변이 확대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건축사분들도 건축주와 상담 시 이 책을 적극 활용했으면 합니다. 이 책이 건축주가 건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차기작도 건축을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을 준비해 보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