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축사협회 위원회 위원장 릴레이 인터뷰 ③ 김창길 서울국제건축영화제 집행위원장
16회째 이어온 소통의 역사, 온·오프라인 관람객 ‘수직상승’
건축사 회원들의 참여도 중요, 건축에 대한 애정·열정 고취 기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가 16회를 맞이했다. 올해 영화제를 주최하고 주관하는 대한건축사협회는, 이번 건축영화제가 건축과 영화의 만남을 통해 건축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위와 전통을 인정받고 있는 ‘서울국제건축영화제’는 건축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아시아 유일의 건축영화제다.
영화제를 준비하는 것은 많은 노력과 작업을 필요로 하지만, 수년째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창길 건축사(삼정환경 건축사사무소)는 “오는 9월 영화제에서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철저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과 엄선된 작품을 통해 대중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김창길 집행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최근 공식 포스터와 슬로건이 공개됐습니다. 각각의 의미와 상징하는 바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기차와 버스 등을 타고 내리는 승강장을 의미하는 ‘플랫폼(PLATFORM)’을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으로 삼았습니다. 영화제 공식 포스터의 의미도 마찬가지입니다. 건축과 사람을 연결하는 의미를 담은 플랫폼이 층층이 뻗어나가는 이미지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영화를 통해 대중에게 건축을 소개하고자 하는 영화제의 목적을 시각화한 것입니다.
서울국제건축영화제는 2009년 첫 개최 이후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아메리카 등 세계 곳곳의 영화를 소개하며, 대중과 소통하고 접점을 늘려 왔습니다. 그렇게 ‘플랫폼’의 임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올해 건축영화제는 보다 더 쉬운 언어로 건축을 소개하고자 하며, 그 과정에서 대중을 플랫폼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Q. 영화제 출품작 중 대중과 관람객들은 어떤 주제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지 궁금합니다.
섹션 중에서는 ‘마스터 앤 마스터피스(Masters & Masterpieces)'가 관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매년 어떤 영화들이 선정되는지에 따라 그 해 영화제의 주요 관심사가 되며, 대중에게 잘 알려진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들의 작품과 그들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면서, 건축계가 주목해 온 가치를 되새기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는 많은 호평을 받았죠.
영화로 한정하면, 건축사들이 출연하는 영화들이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매해 전석 매진 사례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Q. 올해로 벌써 16회째를 맞이하는데요. 그동안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답변 부탁합니다.
서울국제건축영화제는 올해로 16회를 맞이하며 많은 성과를 이뤘습니다. 최근에는 일반인들도 영화 속 건축물들을 보며 “내가 아는 건축사분의 작품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곤 합니다. 이는 영화제가 대중에게 친숙해졌다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건축이 다소 어려운 분야로 인식되지만, 매력을 느낀 분들이 팬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명 철학자가 고정적으로 영화제를 찾고 있으며, 트렌드를 이끄는 셀럽들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년 관람객 수가 2배 이상 증가하고 있습니다. 재작년에는 약 2만 명 이상이, 작년에는 약 5만 4,000명 이상이 영화제를 찾았습니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 온라인 상영을 시작한 것도 관람객 증가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3년 전부터는 아카이브 사업을 추진해, 기존 영화제에서 작품성이 좋거나 호응이 높았던 작품의 상영권을 구매해 여러 지역의 건축사회에 필름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영관을 찾는 관람객의 90% 이상이 일반인입니다. 건축물 답사와 연계한 건축영화 관람, 체험 프로그램 등이 호응을 얻으며 일반 시민들의 참여와 영화 관람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서울국제건축영화제는 건축을 대중에게 더 가까이 소개하며, 다양한 프로그램과 노력을 통해 건축 문화의 저변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건축사 회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동안 우리 영화제는 외국 건축사와 외국 영화가 많이 출품되고 상영됐습니다. 국내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국내 건축사들의 작품과 기록을 수집해 상영하고자 합니다. 이는 1세대 건축사들의 빈곤한 자료로 인한 설움을 덜어줄 것입니다.
서울국제건축영화제는 건축을 대중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양질의 건축 영화를 통해 좋은 건축물이 탄생하고, 이는 아름다운 도시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건축사들의 참여가 부족한 점은 아쉽습니다. 건축사 가족이 함께 건축영화를 감상하면서 건축에 대한 열정을 다시 일깨우고, 자녀들에게는 부모의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영화제가 좋은 건축이 늘어나는 데 기여할 것이며, 올해 9월 5일부터 시작되는 영화제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