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마스터플랜 수립, 기존 여객터미널(T1) 리뉴얼 및 신규 여객터미널(T2) 건설 등 장기 개발 계획 주도

현지의 건축 철학을 수용하며 근정만의 건축적 언어로 수준 높은 건축 표현

입찰 프레젠테이션에서 클라이언트에게 운영 효율성 등 자문 제공, 프로젝트 수주 기회로 작용

바탐 항나딤 국제공항 조감도(자료=주.종합건축사사무소 근정)
바탐 항나딤 국제공항 조감도(자료=주.종합건축사사무소 근정)

창립 후 30여 년 동안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해 필리핀, 캄보디아, 리비아, 네팔 등에서 공항 컨설팅, 마스터플랜 수립, 설계, 사업 관리 등 다수의 공항 사업을 수행해 온 (주)종합건축사사무소 근정이 인도네시아 바탐 항나딤 국제공항을 새롭게 디자인한다.

바탐 항나딤 국제공항은 현재 연간 약 400만 명의 여객을 수용하고 있으며, 2040년까지 연간 2,500만 명의 여객을 수용할 수 있는 중대형 공항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근정은 이 공항의 ‘PPP(Private Public Partnership) 운영·개발사업 설계’를 맡았으며, 사업 초기부터 기술 검토에 참여해 마스터플랜 수립, 기존 여객터미널(T1) 리뉴얼, 신규 여객터미널(T2) 건설 등 공항의 장기적 개발을 위한 핵심 분야를 담당하게 됐다.

인도네시아 리아우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바탐 항나딤 국제공항의 설계는 지역의 전통, 문화, 환경, 경관과의 조화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다. 또한 교통 수요 증가에 따른 확장성을 반영하고, 상업 시설의 중앙 집중화를 통해 승객들의 편의성을 보장했다.

주목할 점은 1970년 바탐 섬의 24%를 차지했던 맹그로브 숲이 현재 4.2%만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항 설계에는 이러한 맹그로브 나무의 곡선 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곳곳에 반영했다. 한편, 리아우 지방에서 가장 큰 도시인 바탐은 근정의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 인접한 산업 지역과 보호 산림 지역 간의 잠재적 통합을 이루며 연결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바탐 항나딤 국제공항 출국장 (자료=종합건축사사무소 근정)
바탐 항나딤 국제공항 출국장 (자료=종합건축사사무소 근정)

여객터미널은 대중에게 가장 주목받는 공간이자 공항의 대표적인 프로필을 형성하는 만큼, 근정은 항나딤 국제공항이 인도네시아의 관문으로서 국가 정체성을 반영하도록 설계했다. 기존 지형 조건을 고려하고 향후 확장 가능성을 예상해 기존 터미널 건물의 왼쪽에 새로운 터미널(T2)을 배치했다.

공항의 지붕은 하늘을 유영하는 독수리의 힘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건물 전체에 날개를 펼치며 하늘 높이 치솟는 구조물이 역동적인 인상을 연출하며, 공항의 야망과 웅장함을 상징한다. 지붕의 개구부는 바탐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지붕과 정면 슬릿 사이에 있는 구조 시스템은 자연광과 인공광이 모두 통과하는 연결 경로 역할을 한다. 특히 강렬한 한낮의 직사광선으로부터 내부를 보호하면서 적절한 양의 자연광만 흡수하도록 설계되어 그린십 빌딩의 요구 사항과 냉난방 부하를 모두 고려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본관은 주거 지역에서의 삶을 형상화한다. 다양한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내부 공간은 하늘, 자연, 사람을 연결하는 공존과 화합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주)종합건축사사무소 근정 글로벌사업본부의 박찬규 부사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근정이 공항사업 전반에 대해 가진 깊은 이해와 그동안 쌓아온 공항사업 추진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인도네시아는 자국 문화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건축적으로 표현하길 기대하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는 세련된 관점에서 그들의 문화, 기후, 삶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건축적으로 재해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근정 박찬규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주)종합건축사사무소 근정 박찬규 부사장(사진=주.종합건축사사무소 근정)
(주)종합건축사사무소 근정 박찬규 부사장(사진=주.종합건축사사무소 근정)

Q. 인도네시아 항나딤공항 PPP사업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부탁합니다.

2000년대에 인프라 개발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PPP(Private Public Partnership) 사업은 2010년대부터 가파른 경제 성장을 보여온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차이나 지역 등 비교적 진출이 용이한 지역에서 유행처럼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지역들은 대규모 인프라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근정은 지난 30여 년간 160여 건의 국내외 공항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10여 년 전부터 공항 PPP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근정은 여섯 번째 프로젝트로 인도네시아 항나딤 공항 PPP 사업의 계획(MP)과 설계를 맡고 있습니다.

Q. 해외 프로젝트 설계 수주 노하우를 설명해 주신다면?

해외 공항 사업 입찰에서는 기술 평가를 위해 공항의 기능과 디자인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게 됩니다. 그러나 근정은 이 시간을 단순히 클라이언트가 제안 내용을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Q&A 세션 등을 통해 단계별 투자비(CAPEX)의 적정성, 운영 효율성과 경제성(OPEX), 상업적 수익성 등 사업 전반에 걸쳐 클라이언트에게 자문하는 기회로 발전시킵니다. 예를 들어, 사우디 제다 공항 입찰에 참여했을 때는 7시간 넘게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경험도 있습니다. 입찰 참여자로서 평가를 받는 입장에서 오히려 자문을 해주는 입장으로 전환된 것이죠. 이러한 접근법이 해외 사업을 수주하는 주요 전략 중 하나이며, 해외에서 주목하는 근정의 가치이기도 합니다.

Q. 해외 건축 설계과정에서 추구하는 건축적 지향점이 있다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해외 프로젝트의 주요 대상국은 우리나라보다 경제 수준이나 건축·사업에 대한 기반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들입니다. 이들은 자국민이 아닌 사람이 쉽게 이해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자국 문화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건축적으로 반영하기를 원합니다. 동시에 이들은 우리에게 선진적이거나 세련된 건축적 표현에 대한 기대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두 가지 요소가 그들이 해외 건축사를 찾는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문화, 기후, 삶을 완벽하게 이해하여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과 그들의 건축적 눈높이를 우리와 일치시키는 일은 쉽지 않으며, 그러한 건축적 언어를 찾는 것도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근정이 해외 프로젝트에서 추구하는 건축적 목표는 그들의 건축적 철학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도 우리의 건축적 언어로 표현해 양측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건축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Q. 해외 프로젝트를 추진함에 있어 특별히 주의할 점이 있다면?

해외 프로젝트의 위험 요소는 다양한 사례와 연구 분석을 통해 대부분 대비하고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정석적인 프로세스를 통한 관리만으로는 잠재된 수많은 리스크를 완벽하게 대비할 수는 없습니다.

해외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는 항상 모든 사안에 대해 ‘비용’과 ‘시간'이라는 두 가지 영향력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또한 국내 프로젝트와 달리, 현지 법규와 관행에 대한 낮은 이해로 인해 잠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역량이 검증된 현지 업체와 단발성 프로젝트 계약이 아닌 전략적 제휴를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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