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성 건축사‧스퀘어랩 건축사사무소 (사진=권혁성 건축사)
권혁성 건축사‧스퀘어랩 건축사사무소 (사진=권혁성 건축사)

필자는 지난 해 진행된 신진건축사 워크숍에 참여했다. 바쁜 와중에도 참석해주신 협회장님께 질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1인 건축사사무소가 많은 것이 정상인지, 협회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물었다. 단순한 질문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순간 아픈 곳을 건드린 건 아닌가 싶었다.

필자는 1인 건축사사무소가 갖는 어떤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문제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롭게 개소하는 신입 사무소는 여건상 직원과 함께 일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건축사사무소는 최소 수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총괄해 이끌어 나가야 하는 매우 전문적인 업무를 소화해야 한다. 동시에 사업주들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각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업무배분이 필요한데 단 한 사람의 역량으로 운영 하기는 사실상 역부족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건축사사무소에서 감당하고 있는 업역의 수준으로 처리하지 못해 질적으로 미비할 수 있다. 여기서 건축사 개개인의 역량의 차이나 일반적인 건축사사무소의 업역, 일반적인 수준은 무엇이냐를 논하기보다 각자가 속해있는 건축사 그룹에서 먼저 어느 정도의 기준들이 보일 거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수준은 바로 이 각자 나름의 수준이다.

건축사사무소들이 근사했으면 좋겠다. 경기침체로 사무소 운영이 어렵다고는 하나, 협회장님이 신진건축사 워크숍에서 말한 건축사의 자존심이 잘 지켜졌으면 좋겠다. 필자가 질문을 하면서 표현했던 ‘정상’은 아마도 이런 바람을 담았던 것 같다. 건축을 전공하고, 실무를 수련을 마치고 건축사가 돼 사무소를 개소한 지 어느 덧 9년 차다. 2018년 대한건축사신문 발언대에 처음 원고 기고를 하면서 선배들을 잘 따라가 보겠다고 적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까지 얼마나 잘 따라가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이 많은 탓에 아마도 그런 질문을 했고, 지금도 여전히 정상적으로 건축사사무소답게 운영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신진건축사 워크숍에서 나눈 이야기를 공유해보려 한다. 의무가입을 이뤄낸 협회가 준비하고 있는 민간대가 기준은 건축사의 일이 공적 영역에 있음을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기회이며, 대한민국 건축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건축사는 국가가 자격을 부여했음에도 안타깝게도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 의견이 1인 건축사 문제로, 명분 없는 이야기가 될 때가 있다. 건축사가 스스로를 공인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사회도 인정하지 않는다. 제대로 받으려면 제대로 설계해야 한다.

그동안 지방에서 설계사무소를 운영하며 막연하게 스스로가 정상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 신진건축사 워크숍을 통해 구체적으로 얘기되는 시간이었다. 문제의식이 있어도 뾰족한 답은 없다. 그러나 스스로 자문하며, 행동하지 않고 비판만하는 비주류 구성원이 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부당한 대우를 해결하려면 1인 건축사사무소가 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협회장님이 말한 선배로서의 부채의식을 공유하는 차원에서도 먼저 개업한 선배건축사들은 후배들의 실무수련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 워크숍이 끝난 지 상당한 기간이 지났지만 메모했던 내용들을 소개했다. 부족하더라도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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